권불십년이라 했던가. 지난해 한국의 최강자 이세돌이 13년 만에 무관으로 전락하더니 이번에는 10년 가까이 대만 바둑계서 1인자로 군림했던 '한국 유학파' 천스위안(29)이 타이틀을 모두 잃고 무관으로 돌아갔다. 천스위안은 지난달 31일 열린 제9기 대만 왕좌전 도전 5번기 제4국에서 샤오정하오(26)에게 불계패, 종합전적 1승3패로 마지막 남은 타이틀을 잃었다.
천스위안은 어린 시절 한국으로 건너와 권갑룡도장에서 바둑을 배우고 2000년 한국기원 입단대회를 통과해 프로가 된 '한국 유학파' 기사다. 국내에서 수 년 간 활동하다 2005년 병역 관계로 귀국했으며, 병역을 마친 후 2007년 3월부터 한국기원에 휴직서를 낸 상태에서 줄곧 대만기사로 활약하다가 2010년 1월 정식으로 한국기원 기사직을 사직했다.
군 복무 중인 2005년 제2기 중환배서 우승, 첫 타이틀을 획득했고 이후 동강배, 국수전, 천원전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사실상 대만 바둑계를 평정했다. 특히 2011년 6월에 대만 바둑 사상 최초로 국내기전 6관왕에 등극하는 등 현재까지 총 26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대만 바둑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샤오정하오는 2001년 입단, 2005년에 국수전에서 첫 우승한 이후 천스위안과 치열하게 1인자 경쟁을 벌여 왔다. 이번 왕좌전 우승으로 천원, 국수, 동강배, 중정배까지 5관왕이 됐으며 통산 타이틀 획득수는 18개로 늘어났다.
한편 지난달 30일에는 17세 신예 왕위안쥔이 제3기 대만 십단전 도전 3번기 최종국에서 저우쥔쉰(33)을 불계로 꺾고 타이틀을 쟁취해 기왕, 해봉배와 더불어 3관왕에 올랐다. 이밖에 린리샹(21)이 중환기성전에서 우승했고, 양보와이(19)가 사원배를 보유하고 있는 등 대만 바둑계도 최근 들어 세대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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