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고위공무원 절반 이상을 경질한 '총리실 물갈이' 여진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에 이어, 정홍원 총리가 또다시 나서 "총리실 1급 인사는 타 부처와 무관하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공직사회 전반의 술렁임이 계속되고 있다.
정 총리는 9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번 관계장관회의 때도 언급했듯이 (총리실 1급 인사는) 그동안 누적돼 온 총리실의 독자적 (인사)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각 부처 장관들에게 "이런 취지를 부처에 전달해 모든 공직자가 흔들림 없이 맡은 임무를 다해 올 한해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의 언급은 전날 발표된 총리실 1급 인사가 모든 부처에 영향을 미쳐 고위직의 대폭적인 물갈이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가의 우려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의 적극적 해명으로 일단 '물갈이 인사' 소문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분위기지만, 예년을 뛰어넘는 수준의 고위직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관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중앙부처 관계자는 "예년에도 연초에는 정년에 도달한 인사의 교체와 조직 인사숨통을 위해 1급 공무원 가운데 20~30%가량은 경질되곤 했다"며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지난해 새로 등용된 1급이 소폭에 머물렀던 만큼 올해는 자연스레 인사 폭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처의 관계자도 "인사 적체로 보직을 받지 못한 채 본부 대기상태인 부이사관급 공무원도 대부분 2월초에는 숨통이 트이게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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