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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또 쪼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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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또 쪼개진다

입력
2014.01.0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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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수 개신교계의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으로 나눠진 데 이어 또 다시 쪼개져 제3의 연합기구가 출범한다. 이에 따라 교회의 연합ㆍ일치를 위해 결성된 교회연합기관이 오히려 분열을 조장한다는 빈축을 사게 됐다.

9일 기독교계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등 주요 보수교단 전ㆍ현직 총무들은 3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예장 합동 총회회관에서 기독교한국교회총연합회(가칭)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지난달 한기총 탈퇴를 결의한 예장 합동과 예장 고신을 비롯해 예장 합신, 기독교하나님의성회(기하성) 통합, 예장 개혁(총연), 예장 고려개혁 등 7개 교단 소속이다. 이 단체 준비위원회는 준비위원장에 예장 합동 총무 황규철 목사, 사무총장에 예장 합신 전 총무 박종언 목사, 서기에 박한근 기하성 목사 등을 선임했다.

이들은 17일 각 교단 교단장ㆍ총무 연석회의를 갖고 기독교한국교회총연합회를 출범하기로 했다. 준비위 관계자는 "현재 15개 교단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들이 새로운 개신교계 연합기구를 결성키로 한 이유로는 한기총의 잇따른 이단 해제와 홍재철 대표회장의 연임을 위한 정관 개정 등이 꼽힌다. 한기총은 지난해 1월 다락방(류광수 목사)을 이단에서 해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평강제일교회(박윤식 목사)를 이단에서 해제해 일부 회원 교단으로부터 거세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해 12월 26일 임시 총회에서 2년 단임이던 대표회장 임기를 2년 연임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해 홍재철 대표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열었다.

제3의 연합기관 설립에 적극적인 안명환 예장 합동 총회장은 "한기총의 이단 해제 결정으로 뒤통수를 맞았다"며 "제3의 단체 결성에서 예장 합동이 중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수 교단인 임종수 전 예장 고신 사무총장은 "한기총이 교회연합기관의 대표성을 상실했다"며 새판짜기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회장 연임 정관 개정과 관련, 역대 한기총 대표회장들은 지난해 12월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연임 개정안 통과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은 정관 개정에 반기를 든 6개 교단과 회원 4명을 제명하는 등 강수로 반격했다.

한기총은 2012년 3월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분열해 나간 데 이어 불과 2년 만에 3개 단체로 나눠지게 됐다. 이번에 제3의 연합기구가 탄생하면 한국 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기총, 한교연, 기독교한국교회총연합회 등 4개로 갈리게 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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