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이라도 겨울엔 대체로 혈압이 높고 여름엔 낮다. 추울 때는 혈관이 수축돼 체온 발산을 막고 더울 때는 혈관이 확장돼 열을 내보내기 때문이다. 혈압이 높은 사람이 겨울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빠르게 걷기나 가볍게 뛰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혈압 관리에 좋다는 건 잘 알려져 있다. 대개 운동 중엔 혈압이 올라가지만 끝나고 5~10분 지나면 평소 혈압으로 되돌아왔다가 차츰 더 내려간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 혈압 수준으로 올라간다. 박성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유산소 운동으로 혈압을 관리하려면 1주일에 4, 5회 정도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한다"며 "이 경우 혈압을 4~13mmHg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혈압 때문에 당뇨병이나 신장병 같은 합병증이 이미 생겼다면 운동만으로 혈압을 조절하기가 어렵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운동을 병행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몸 상태나 환경에 관계 없이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간 오히려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거나 심근경색, 뇌출혈이 올 수도 있다. "혈압이 160/100mmHg 이상이거나 맥박이 분당 100회 이상이거나 몸이 너무 피곤하거나 전날 과음했다면 그 날은 운동을 쉬고 날씨가 너무 춥다면 실내에서 운동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박 교수는 조언했다.
운동 후 사우나나 목욕을 할 땐 물 온도를 42도 이하로 미지근하게 맞춘다. 15분 이내에 목욕을 마치되 욕조에 몸을 담그는 시간은 5분 이내로 제한한다. 찬물과 더운물에 번갈아 들어가는 냉온욕은 혈압을 급격히 올릴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고혈압 약을 먹고 있는 사람은 가능한 한 빙판길은 피해 다니는 게 좋다. 황지효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약의 특성상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생겨 갑작스러운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약 중 이뇨제 성분은 몸에서 수분을 배출시키고 칼슘 길항제 성분은 장 운동을 감소시킨다. 고혈압 환자 가운데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이유다. 운동량이 줄어드는 겨울이면 변비 우려가 더 높아진다. 박 교수는 "변비 때문에 화장실에서 무리하게 힘을 주다 혈압이 갑자기 높아져 뇌졸중이나 심장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며 "수분을 하루 1리터 이상 섭취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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