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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 "드라마의 새 볼거리, 세트장에 투자 안 아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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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 "드라마의 새 볼거리, 세트장에 투자 안 아껴요"

입력
2014.01.0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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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을 수놓는 드라마의 세트장이 웅장해지고 초호화스럽게 변했다.

세트장은 배우들 뒤에서 병풍처럼 자리잡고 시대나 장소, 상황 등을 대변하는 소극적인 역할에서 이제는 흥행의 필수조건이 됐다. 대형 TV화면에다 HD로 화질의 선명화로 세트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5일 첫 방송되는 KBS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는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라 세트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강현 KBS 드라마국장도 "1년 반 정도 철저히 준비하고 150억원의 제작비가 든 초대형 프로젝트로, 새로운 스타일의 느와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KBS의 이러한 자신감은 1900년대를 조망하게 하는 짜임새있는 세트장에서 나왔다. 현재 '감격시대'팀은 중국 상하이 차둔 송강 세트장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차둔 세트장의 난징거리 배경은 '감격시대'의 주 무대이다. 이 세트장은 제작진의 손길을 거쳐 우리 감성에 맞게 간판이나 조명, 건물 등이 다시 세팅됐을 정도로 아주 섬세하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중국 현지 촬영은 이동과 시간 문제로 인해 줄곧 촬영하기에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경기 용인에 세트장을 새로 짓고 있다. '감격시대'에 들인 제작비 150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용인 세트장에 들어갔다. 제작진은 용인 세트장을 유일한 1900년대 배경의 차둔 세트장을 그대로 본 따 만들 예정이다. 용인 세트장이 이 달에 완공되면 중국 현지 촬영을 마무리하고 이곳에서 촬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극이라 해서 세트장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방송사나 제작사들은 세트장을 직접 지어 현실에 더 부합하는 공간을 창조해내 현장감을 살리고 있다. 최근 현대극은 세트장 공간을 통해 주연배우의 직업이나 심리상태 등을 대변하기도 한다. 8일 24.1%(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고공행진 중인 SBS '별에서 온 그대'의 또 다른 볼거리도 톱스타 천송이(전지현)와 외계인 도민준(김수현)의 집이다. 시청자들은 서울 강남의 값비싼 펜트하우스처럼 보이는 세트장을 "도대체 저기가 어디지?"라며 감탄할 정도다. 사실 그 집은 SBS 디자인팀이 경기 탄현의 SBS센터에 심혈을 기울여 지은 세트장으로, 10억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400년을 살아온 외계인 도민준의 집은 희귀한 골동품과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조선시대를 그리워하고 모던보이로도 살아온 도민준 캐릭터를 그대로 반영했다. 톱스타 천송이의 집도 명품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으로 그녀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KBS 드라마 '총리와 나'의 배경이 되는 총리공관도 경기 일산시 킨텍스 내에 10억원을 들인 세트장이다. 총리공관(집무실, 접견실, 연회장)과 청사(총리실, 장관실, 프레스룸)뿐만 아니라 연예 뉴스 기자 남다정(윤아)의 사무실과 집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특히 총리공관은 한옥 구조를 큰 틀로 잡아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세련미를 살렸다. 중정(中庭)에 심어진 소나무는 총리 권율(이범수)의 성품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권율과 다정이 시시때때로 마주쳤던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도 구비돼 마치 건물을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총리와 나' 관계자는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총리공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세트장을 제작했다"며 "날로 높아지는 시청자의 눈높이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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