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절대 공개할 수는 없다."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1차전 상대인 러시아를 격파하기 위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머리를 맞댔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JS병원. 전날 무릎 수술을 한 히딩크 감독의 병문안을 위해 오전 10시께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김태영 코치와 함께 병원을 방문했다. 당초 30분으로 예정됐던 회동은 1시간을 훌쩍 넘긴 11시40분이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홍 감독은 비공개로 진행된 만남에서 지난해 국내에서 열렸던 스위스, 러시아와의 평가전 영상을 지켜보면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력을 복기했다.
홍 감독은 회동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히딩크 감독님께서 지난 경기를 통해서 미흡했던 점들을 지적해 주셨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 "한가지만 꼽자면 대표팀이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상대에게 찬스를 허용하는 부분에 대해 대화를 했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1차전 상대인 러시아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기전의 특성상 1차전이 가장 중요하다. 최소 무승부 이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무엇보다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대표팀(2006~08)과 러시아 클럽 팀인 안지 마하치칼라(2012.2~2013.7)에서 사령탑을 역임, 러시아 축구에 정통하다. 홍 감독도 지난해 히딩크 감독과 함께 약 6개월간 안지에서 유학을 한 경험이 있다.
홍명보 감독은 "히딩크 감독님께서 제가 얼마 있지 않았던 러시아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알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특별한 조언을 해주시진 않았다"고 웃은 뒤 "러시아 대표팀에 관련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이 자리에서 밝힐 순 없다. 히딩크 감독의 입장도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히딩크 감독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고 이에 대한 답변을 들으면서 공감할 수 있었다"며 "저의 선택에 대해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해주셨다"고 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오는 13일부터 열리는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도 덧붙였다. "현지에서 3차례 경기를 하는데 대회 직전인 5월에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과 같은 시뮬레이션으로 훈련을 할 것이다"라며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고 3주 동안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3일 브라질월드컵 베이스캠프인 브라질 이구아수로 떠나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전지훈련에는 기성용, 이청용 등 유럽파들은 시즌 일정 상 제외됐다. 브라질에서 일주일간 훈련을 한 후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태극전사들은 미국에서 코스타리카(26일), 멕시코(30일), 미국(2월2일)과 3차례 평가전을 통해 옥석 고르기에 나선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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