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수술 진짜 했대.' '양성애자라는데?'
수년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된 여배우 니콜 키드먼의 이야기는 헛소문으로 밝혀졌다. 인터넷에서 범람하는 그럴듯한 이야기 중에서 진실은 무엇이고 근거 없는 악성 소문은 무엇일까. ▦장시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전파되고 ▦심리 연관 단어가 빈번하게 등장하며 ▦관계 없는 사용자들이 산발적으로 연결돼 있다면 헛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카이스트, 서울대,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연구소 공동연구팀에 의해 나왔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차미영(사진) 교수팀이 이끈 이 연구에 따르면 검증된 정보는 생성 직후 한 차례 광범위하게 퍼졌다가 그 뒤에는 잠잠해지지만 근거 없는 악성 소문은 오히려 오랫동안 언급되고 수년에 걸쳐 전파된다. 악성 소문에는 또 '아니다' '사실일지는 모르겠지만' '확실치는 않지만' '내 생각에는' '잘 기억나진 않지만' 등 진위 여부를 유추ㆍ의심ㆍ부정하는 심리적 과정과 관련된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일반 정보는 친구관계를 중심으로 퍼지지만 악성 소문은 모르는 사람 사이에서 많이 퍼지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SNS에서는 인지도가 낮거나 팔로어가 적은 사용자 사이에서 먼저 소문이 돌기 시작해 나중에 유명인에게까지 전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특징은 연예인 또는 정치인 관련 소문에서 유독 잦았다.
연구팀은 2006~2009년 미국 트위터에서 널리 알려진 사례 100건을 모아 전파 네트워크 구조와 언어적 특징을 살펴 수리모델을 만들었고, 검증 결과 악성 소문을 가려내는 정확도가 약 90%에 이른다고 밝혔다.
차미영 교수는 "정보가 전파되는 초기에 그 진위를 판별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거나 내용이 널리 확산되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있다"며 "앞으로 인터넷 루머 규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데이터마이닝 국제회의에서 발표됐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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