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스키를 타다 부상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8일 안부 전화를 걸어 빠른 쾌유를 기원하는 한편 워싱턴을 방문해 달라는 의사도 전달했다. 메르켈 총리의 스키 부상이 ‘휴대전화 도청사건’으로 불편했던 미국과 독일 관계가 ‘병문안 외교’로 화해의 계기를 마련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부상에서 빨리 회복할 것을 기원하고 새로운 내각 구성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아울러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나토정상회의 등 양국간 주요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월 이후 서로 좋은 시간에 워싱턴을 방문해주길 바란라며 메르켈 총리를 공식 초청했다.
메르켈 총리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독일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구체적인 방문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메르켈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을 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탄절 연휴에 크로스컨트리를 즐기다 다리를 다친 메르켈 총리는 목발을 짚고 생활하고 있으며 3주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백악관 브리핑 때는 한 기자가 “오바마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의 유선 전화로 통화했나 휴대전화로 했나”란 질문을 던져 장내에 폭소가 터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카니 대변인은 “대통령의 해외 정상 간 통화는 유선으로 이뤄진다”고 답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10월 미 국가안보국(NSA)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수시로 도청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독일과 미국 관계를 ‘검토 대상’이라고 선언할 정도로 대미 감정이 나빠진 상태였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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