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지하수가 당뇨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고관표 교수팀은 2010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당뇨병 환자들을 상대로 임상(실험)연구를 한 결과 제주도 지하수가 당뇨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발행하는 국제저널 'ECAM(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제주도개발공사가 개발한 도내 지하수와 서울지역 수돗물을 마이크로필터로 정수해 당뇨병 환자(233명)들에게 마시게 한 후 혈당개선 효과를 비교 실험했다. 임상실험 참여자 3명 중 2명에게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와 서귀포시 대포동에서 채취한 지하수를, 나머지 1명에게는 서울 강서구의 수돗물을 제균정수해 하루 1리터씩 12주간 마시게 한 것이다. 그 결과 장기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가 7% 미만으로 떨어져 혈당조절이 양호한 결과를 보인 경우는 3개 지역 간 차이가 없었지만, 당화혈색소 8% 미만의 혈당조절을 보인 경우는 대포동 지하수군이 87%로 서울 수돗물군 79% 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혈당지표 중 하나인 프록토사민은 제주도 지하수군 모두(교래리 283, 대포동 282μ㏖/ℓ)에서 서울수돗물군(292μ㏖/ℓ)보다 개선됐다.
당화혈색소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의 포도당과 결합한 것으로 가장 객관적인 혈당지표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5.0∼5.9%이면 정상, 6.0∼6.5%이면 당뇨병 고위험군,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연구팀은 "제주 지하수가 혈당을 개선시킨 기전은 화산암반수에 고농도로 존재하는 바나듐으로 추정되나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물이 당뇨병을 호전시켰다는 연구가 국제저명학술지에 보고된 경우가 없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음용수가 혈당을 호전시킨다는 세계 첫 보고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실험군에 다른 지역 지하수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혈당개선이 제주 지하수 고유의 효과인지 일반적인 미네랄워터의 효과인지 구분할 수 없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해석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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