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카이네틱댐(투명 물막이) 건설은 향후 문화재는 물론 과학기술, 기상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진행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이의를 제기하는 분이 전혀 없네요."
나선화(65) 문화재청장은 9일 서울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법과 관련한 질문에 "정부가 어떻게 하겠다고 이미 결정했기 때문에 그 결정대로 추진하겠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올해 예산에서 카이네틱댐 건설을 포함한 암각화 보존 사업비로 57억원을 확보했다. 지방비까지 포함하면 이 부문 예산은 전체 87억원에 이른다.
나 청장은 "문화재청이 숭례문 복구 부실로 경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받는 등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떨어진 직원들의 의욕과 사기를 진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나 청장은 또한 '소통하는 문화재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변영섭 전 청장이 지난해 3월 첫 번째 기자간담회에서 반구대 그림이 그려진 명함을 돌리면서 반구대 암각화 보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 나 청장은 이날 휴대폰 번호가 적힌 명함을 나눠주었다. 정부 기관장이 명함에 개인 휴대폰 번호를 표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문화재 보호 관리에서 국민적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묻고 싶은 사안이 생기면 언제든 전화하고 혹시 연결되지 않으면 문자 메시지라도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나 청장은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이화여대 박물관에서 학예실장으로 35년간 재직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과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 등을 지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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