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썰매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또 하나의 기적을 노린다. 3대 썰매 종목인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에서 꿈 같은 메달 레이스가 기대된다.
루지 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남녀 싱글과 남자 2인승, 팀 계주 등 전 종목 선수들이 모두 소치로 가는 쾌거를 이뤘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은 “국제루지경기연맹(FIL)으로부터 모든 종목에 출전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9일 밝혔다.
한국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부터 2010년 밴쿠버 올림픽까지 줄곧 남자 싱글에서만 출전 선수를 배출했다. 하지만 밴쿠버 대회 이후 트랙도 없이 아스팔트에서 맹훈련한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 끝에 값진 성과를 얻어냈다. 여기엔 최근 1년 사이에 급성장한 선수들의 기량과 아시아권의 참가를 늘리려는 FIL의 의도도 적잖이 작용했다.
지난해 12월까지 치른 올림픽 출전 자격대회 결과 한국은 남자 1인승의 김동현(용인대ㆍ세계랭킹 41위)만이 자력으로 올림픽 본선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치올림픽에서 신설된 팀 계주 종목에서 가능성이 열렸다. 대표팀은 지난해 12월 독일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8위에 오르는 등 올 시즌 세계랭킹 9위에 올라 있다. FIL은 한국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전 종목에서 선수들을 내보내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 아시아권에서도 팀 계주 출전국이 나올 수 있도록 여자 싱글과 남자 2인승의 와일드카드를 한국에 주기로 했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아메리카컵 금, 은메달을 휩쓸었다. 파일럿 원윤종과 브레이크맨 서영우로 이뤄진 남자 봅슬레이 2인승 대표 A팀은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아메리카컵 7차 대회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51초4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파일럿 김동현과 브레이크맨 전정린으로 구성된 B팀도 함께 출전, 1분51초87의 기록으로 준우승했다. 3위는 1분52초21의 일본이다.
한국팀이 한 대회에서 동시에 1, 2위를 차지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무엇보다 원윤종ㆍ서영우는 지난해 3월 처음 아메리카컵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벌써 네 차례나 정상을 밟았다. 이날도 두 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정상급 실력을 과시했다. 이 둘은 사실상 소치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고, 올 시즌 아메리카컵 종합 우승도 유력하다.
스켈레톤의 전망도 밝다. 선수 생활을 한지 1년 반 만에 샛별로 떠오른 윤성빈(한국체대)은 지난 7일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 1ㆍ2차 레이스 합계 1분45초73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 기록은 밴쿠버 올림픽 7~8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윤성빈은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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