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수호신 손승락(32)은 2013년을 절대 잊을 수 없다.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46세이브를 쌓고 구원왕에 올랐다. 손승락이 뒷문을 꽉 잠그자 팀은 창단 첫 4강 진출을 이뤘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1994년 태평양 정명원 이후 19년 만의 마무리 투수 황금장갑을 꼈다.
올 시즌 손승락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끝판왕’ 오승환(한신)이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면서 2인자 꼬리표를 확실히 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손승락은 담담했다. 늘 해왔던 대로 ‘마이웨이’를 선언하며 팀 우승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손승락은 9일 “(오)승환이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경쟁자들과)상관없이 내 할 일을 하겠다는 마음 뿐”이라며 “최고의 순간 마운드에 올라 팀 우승을 이끌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에 와서는 우승 경험이 없다”면서 “고등학교 때 이후 우승을 맛보지 못했는데 팀이 우승하는 그날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하고 헹가래 투수가 되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승락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으로부터 숙제를 받았다. 이는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장착이다. 염 감독은 손승락을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올려 세우고 싶었다. 이에 손승락은 기존 컷패스트볼을 가다듬어 예리함을 더했고, 포크볼까지 새로 장착해 타자를 손쉽게 요리했다. 염 감독의 숙제를 100% 완수한 손승락은 그 결과 데뷔 후 처음으로 4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손승락은 “올해는 아직 감독님이 숙제를 내주지 않았지만 또 내준다면 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새로운 구종 장착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기존 구종을 잘 가다듬어 더욱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승락은 지난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4이닝 동안 64개의 공을 뿌리는 역투를 펼쳤다. 혼신을 다해 공 하나, 하나를 있는 힘껏 뿌렸지만 팀은 아쉽게도 연장 끝에 패해 설렘 가득한 ‘가을 야구’를 일찍 끝마쳤다. 넥센은 올해 신년식에서 ‘우승’을 목표로 내건 만큼 손승락 역시 지난해 이루지 못한 한을 풀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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