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시무식이 열린 9일 잠실 구장. 사뭇 비장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위기’라는 단어, ‘아쉽다’는 표현. 김승영 사장과 송일수 감독, 주장 홍성흔의 입에서 공통적으로 나왔다. 하지만 ‘기회’라는 긍정적인 단어, ‘할 수 있다’ 자신감 또한 이날의 키워드였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 사장은 “지난 시즌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고 정리했다. 김 사장은 “2013시즌은 우리에게 희망과 시련을 동시에 안겨줬다”며 “포스트시즌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헌신과 열정, 실력을 뛰어넘는 정신력은 격한 감동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정상을 단 한 발자국 남기고 또 한 번 아쉬운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 동안 함께 했던 정다운 얼굴들을 떠나 보내야 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스런 시선으로 두산을 바라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두산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전통과 힘이 있는 구단이기 때문에 다들 최선의 노력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성흔도 비슷한 말을 꺼냈다. 2년 연속 캡틴 완장을 찬 그는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가 어려움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똘똘 뭉치면 다시 기적을 만들 수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적소대성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작은 것이 쌓여서 큰 것을 만드는 것처럼 지난해 못다한 꿈을 함께 이루자”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홍성흔은 이를 위해 “선수단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 프런트도 하나가 돼야 한다. 팀 내에서 불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송 감독은 무한 경쟁 체제를 선언했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다같이 축배를 들고 싶다”며 “베테랑들이 많이 빠져나갔지만, 큰 걱정은 안 된다. 그들을 능가하는 선수들이 많아 전지훈련 때부터 치열한 경쟁으로 주전 선수들이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송 감독은 “현재 주전은 김현수 뿐”이라며 “즐기면서 이기는 야구를 추구하겠다. 전력을 다하는 플레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가 우리의 슬로건이다”고 덧붙였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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