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루비반지 임정은 “이제는 심은하 대신 루비로 불린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루비반지 임정은 “이제는 심은하 대신 루비로 불린다!”

입력
2014.01.09 07:51
0 0

“성탄절에 파자마 파티하자!”

“나는 못 가! 나는 를 봐야 하거든.”

성탄절을 앞두고 서울 모 초등학교 6학년 사이에서 오간 대화다. 오늘은 루나가 무슨 짓을 하는지, 착한 루비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한단다.

(극본 김이영ㆍ연출 전산)는 지난해 8월 19일부터 올해 1월 3일까지 KBS 2TV에서 오후 7시 50분에 방송된 일일극. 주인공 임정은은 못된 정루나로 시작해서 착한 정루비까지 1인 2역을 연기하면서 심은하를 닮은 예쁜 여배우란 꼬리표를 뗐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전엔 “심은하 닮은 배우다”란 수군거림이 있었는데, 이제는 “저기 루비가 있다”란 말을 듣는다. “초등학생에게서 사인 공세를 받을 때면 깜짝 놀란다”고도 했다.

임정은은 2002년에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는데, 단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조연급과 주연급을 오갔다. “그동안 제 연기를 볼 때 만족하지 못했어요. 단역을 거쳤더라면 더 많이 배웠을 텐데, 그러나 단역부터 시작했다면 주인공을 하지 못했겠죠?”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여배우는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를 볼 때마다 불편했다.

이런 까닭에 악역은 도전이었다. 착한 배역만 맡던 임정은은 2012년 KBS 드라마 에서 악역을 처음 맡았다. 주위에서 “독하다”는 말이 나오자 그제야 웃었다. 늘 못마땅하기만 했던 자신의 연기. 악역을 통해서라도 시청자에게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에 기뻤다. 악역을 통해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루나 역도 꺼리지 않았다.

주인공은 이란성 쌍둥이 자매 정루비와 정루나. 이들은 교통사고와 성형수술을 통해 운명이 바뀐다. 임정은은 욕심과 허영이 넘치는 동생 루나 역과 사고로 동생과 운명이 바뀌는 언니 루나 역을 차례대로 맡았다. 루나로 출연할 땐 주위에서 “차분한 모습 속에 독한 모습이 나와 더 독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엔 루나지만 교통사고 이후 루비였잖아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가 끝났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잘됐어요. 처음엔 이전작 시청률이 낮아서 걱정이 많았어요.(시트콤 은 시청률이 4~8%에 불과했다) 일단 이야기 전개가 빨랐고 시청자 반응도 기대보다 좋았어요. 솔직히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죠. 전국 아주머니가 모두 본다는 KBS 일일극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서 기뻐요.(시청률 7.6%로 시작한 는 평균 시청률 13.8%를 기록했고, 최고 시청률은 1일 방송된 91회에서 기록한 24.6%였다)

●심은하를 닮은 배우란 꼬리표를 뗐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신인 시절 심은하 선배를 닮았다는 말은 당시 소속사 마케팅의 결과였어요. 연예인이 되기 전에는 여배우 심은하를 닮았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았는데…. 아직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감정 표현의 폭이 예전보다 넓어졌어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저를 보면 “저기 루비가 있다”라고 말하더군요. 살면서 실연 등 각종 경험을 하다 보니 대본에 적힌 인물의 심정을 알겠더군요. 우는 연기를 예로 들자면 내가 슬퍼서 울어야 시청자도 공감해요.

●드라마 포스터에 실린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게 표독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뭐랄까, 잘 모르겠지만 연습엔 한계가 있어요. 메이크업의 힘도 빌렸고, ‘내가 루나처럼 못됐다’고 저 스스로 세뇌했죠. 감정의 폭을 넓힌다는 말처럼 쉽지는 않잖아요. 복수한다는 이야기 때문에 심리적으론 불편했어요. 연기하기엔 루비 역보다 루나 역이 편했어요. 뭐랄까, 욕심을 부리고 심술을 부리는 연기를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었으니까요. 감독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루비를 연기할 때 불편했다는 뜻인가요?

=네. 가슴에 가둬둔 감정을 간직해야만 하니까 힘들었어요. 예를 들면 이래요. ‘루비가 꼭 이렇게까지 참아야 하나?’ ‘답답하게 당하지만 말고 당당하게 말하면 안 돼?’ 이런 생각이 들 정도니 심리적으로 얼마나 불편했겠어요. 그나마 이야기 전개가 빨라서 지루하지 않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주인공으로서 자랑할 게 있나요?

=저녁 7시 50분 KBS 시청률을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끌어올렸잖아요. 제가 감독님께 ‘어깨가 으쓱하시죠?’라고 물어본 적 있어요. 시청률이란 게 극본과 연출, 연기란 3박자가 맞아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하잖아요? 저희 배우들도 뿌듯하고 자랑하고 싶어요.

●이소연과 경쟁했나요?

=경쟁이요? 보통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둘이면 서로 경쟁하고 질투하기 마련이에요. 외모부터 연기까지 기타 등등. 그런데 소연이와는 그러지 않았어요. 왜냐고요? 루비와 루나가 성격이나 외모가 정반대라서 서로 경쟁할 일이 없었어요. 얼굴이 바뀌고 나서는 소연이는 제가 맡았던 루나를, 저는 소연이가 맡았던 루비를 연기했잖아요. 상대 연기를 보면서 연구했었죠. 경쟁하지 않고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솔직히 제 연기를 하기에도 바빠서 소연이에게 신경을 쓸 틈도 없었어요. 드라마가 잘돼서 좋았고 다른 배우와 친하게 지내서 좋았어요.

●이제 루나가 아닌 배우 임정은으로 돌아가네요.

=루비와 루나가 그리울 것 같아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할 때 늘 마음속에 부담이 많았어요. 그런데 는 달라요. ‘악역이 어울린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어요. 시청자가 배우 임정은이 아니라 루나로 봐주셨다는 뜻이니까요. 제가 생각한 만큼 제대로 연기했다고도 볼 수 있겠죠? 고정된 인상을 깨트렸으니 큰 걸 얻었죠. 독한 악역이라도 말이죠. 그동안 진지한 역을 많이 맡았으니 앞으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상준기자 ㆍ사진=김지곤기자

한국스포츠 이상준기자 jun@hksp.kr

한국스포츠 ㆍ사진=김지곤기자 photo@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