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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kookilbo] '죽치는 스터디족 어찌하오리까…' 기사에 이의

입력
2014.01.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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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죽치는 스터디족'에 대한 카페 주인의 입장은 이해되나 돈 없는 학생들이 주변 눈치 안 보고 편하게 쉬거나 공부할 수 있는 곳이 동네 카페 아닌가? 너무 카페 입장에서 기사를 작성한 건 아닌지(7일자 '죽치는 스터디족 어찌하오리까 울상 짓는 동네 카페들'에 대한 문텐로드님 등의 댓글 의견입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네 카페를 찾는 것은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반대로 최대한 많은 손님을 받아야 수익을 낼 수 있는 카페가 장시간 자리를 잡고 공부하는 수험생들을 꺼리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봅니다. 양측 모두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지만, 동네 카페 주인의 입장을 더 담아 보도한 이유는 이들이 심각한'생존'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었습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카페 시장규모는 1999년 당시 2,660억원에서 2011년 2조8,000억원으로 10배가 넘게 커졌습니다. 2012년 현재 전국에서 1만5,000여개의 카페가 영업 중입니다. '한 집 건너 카페'라는 말이 나올 만큼 포화상태로 우후죽순 생겨난 카페들. 거대 자본이 뒤를 받치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동네 카페가 선택한 생존전략은 결국 가격 경쟁력이었습니다. 인지도에서 밀리고 자금력에서도 한계가 있는 동네 카페들이 손님을 끌기 위해선 저렴한 가격 책정이 필수이고, 저가의 음료를 팔아 수익을 내기 위해선 '박리다매'(薄利多賣)가 최선의 방책입니다.

사실 '스터디족'이 장시간 머물며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은 공공도서관 등 여럿 있습니다. 취재 중 만난 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동네 카페를 선호하는 이유로 '공부가 잘되기 때문에', '음료를 마시면서 공부할 수 있어서', '적당한 대화가 가능한 공간이기 때문에'라는 점들을 들었지만, '공부할 공간이 따로 없어서'라고 말하는 학생은 없었습니다. 이들에게는 동네 카페를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카페 주인들에겐 '박리다매'가 거의 유일무이한 생존법입니다.

기자는 동네 카페의 입장을 두둔해 스터디족들이 잘못됐다는 의도로 기사를 쓴 것이 아니라, '싼 커피 한 잔'에 목숨을 건 동네카페의 열악한 상황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이용자들이 조금이나마 이해해 줄 것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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