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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팝아트 입고… 보석 달고… 도자기야? 예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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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팝아트 입고… 보석 달고… 도자기야? 예술이야?

입력
2014.01.0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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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한국도자기 고객센터에 한 중년 여성으로부터 황당한 문의전화가 걸려왔다. 영국 런던의 해롯백화점에서 3000만원에 달하는 도자기를 구입했는데 환불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여성이 구입한 해외명품 도자기는 알고 보니 한국도자기의 전략브랜드 '프라우나'제품이었다. 국내 브랜드를 명품으로 치는데 인색한 소비자의 태도를 보여준 일화지만, 한편으로는 프라우나가 해외에서 명품 반열에 올랐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성공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다. 본차이나의 본고장 유럽을 비롯해 해외 35개국에서 판매하는 한국도자기는 모두 프라우나 상표를 달고 있다. 201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인 다이아몬드 주빌리의 공식 자기 제작업체로 선정된 것도 그 덕이었다. 올해 창립 71주년을 맞는 적지 않은 연륜을 갖춘 기업이지만 100년은 넘어야 그나마 명함을 내밀 수 있다는 세계 도자기 업계의 관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모든 과정은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적인 보석 브랜드인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을 수놓은 제품은 도자기술의 결정체다. 그릇을 깨지 않는 한 보석이 떨어지지 않는 한국도자기만의 기술을 영국 왕실이 인정한 셈이다. 머그잔이 15만원, 1인용 커피잔 세트가 25만원에 이르는 고가지만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고 2000만원에 달하는 상품도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도자기에 정교한 문양을 입히고 돌출된 질감까지 살리는 전사(轉寫) 기술도 세계 최고수준이다. 이러한 기술력에 힘입어 한국도자기는 예술을 도자기에 입히는 차별화 전략으로 중국과 동남아 업체들의 저가공세를 비껴가고 있다. 2008년 앙드레김 디자인을 제품화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을 그대로 재현한 제품을 선보였다. 원화의 황금빛 색채와 섬세한 붓 터치를 손실 없이 도자기에 구현하는 것은 정교하게 색을 분해하는 기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신진작가들의 팝아트 작품과 사석원 이왈종 등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도자기에 입히는 등 새로운 실험작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범석 해외영업부 차장은 "생산량만 따지면 중국 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고급 제품인 본차이나 부문에선 한국도자기가 생산과 매출에서 세계 3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세계에서 유일하게 재료에서 완제품까지 일괄공정 체계를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며 영국의 웨지우드, 독일의 빌레로이앤보흐를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다.

오는 2월 프랑크푸르트 소비재박람회 (AMBIENTE 2014)에서 한국도자기는 이탈리아의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디자인을 접목한 작품으로 명품브랜드의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AMBIENTE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생활용품 전시회로 한국도자기는 국내업체로는 유일하게 명품브랜드에만 주어지는 '홀10'에 부스를 배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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