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은 ‘황금 돼지의 해’였습니다. 미신인지 상술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황금돼지띠는 재물운이 좋다’는 속설 때문에 당시 출산붐이 일었죠.
더구나 직전 해였던 2006년은 ‘쌍춘년’이었습니다. 입춘이 두 번 있어 결혼하면 잘 산다는 ‘쌍춘년’효과로 인해 결혼붐이 일었고, 이듬해 ‘황금돼지의 해’까지 이어지면서 모처럼 아이울음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2007년 신생아 수는 49만3,000여명으로 직전 해(44만8,000여명)보다 10% 가량 많았습니다. 2008년(46만6,000명) 2009년(44만5,000명)과 비교해보면 황금돼지의 해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는지 알 수 있지요.
그로부터 무려 7년이 흐른 지금, 때아닌 ‘황금돼지의 특수’가 일고 있습니다. 그때 태어난 아이들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입학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지요.
8일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아동용 책가방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팔았습니다. 옥션과 인터파크에서도 같은 기간 책가방 판매가 각각 65%, 47%나 증가했습니다.
아동용 고급 브랜드인 ‘빈폴키즈’는 대목을 예상하고 물량을 지난해보다 30%가량 늘렸는데, 초도 물량 7만여 개 가운데 60%이상을 이미 팔았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책가방은 설을 전후해 가장 많이 팔리는데요, 설을 3주 앞둔 시점에 이미 절반 이상을 판매한 겁니다. 인기상품의 경우 품절 가능성이 있다 보니 입학 준비물을 미리 사두는 분위기까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책가방만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수요층이 늘어난 만큼 의류, 신발, 책상, 서적 등 모든 품목에서 ‘황금돼지의 특수’가 일겠죠. 이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 이 특수는 계속 이어질 겁니다. 출산이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 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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