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안철수 바람'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강한 안풍이 감지되고 있는 호남지역에서는 중진차출론, 혁신공천론 등을 제기하는가 하면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는 정면승부론, 통합론, 지역별 연대론 등 백가쟁명식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고민이 깊다는 방증이다.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이자 안풍 진원지인 호남에선 안풍에 맞설 새로운 후보를 물색하느라 바쁘다. 그러면서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전북지사 후보로 정동영 상임고문, 전남지사 후보로 박지원 의원 등 중량급 인사들이 차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압도하면서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공식이 더 이상 통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에 인물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광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용섭 의원은 혁신공천론을 들고 나섰다. 이 의원은 8일 라디오방송에서 "민주당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유일한 해법은 호남에서 선제적으로 혁신적인 공천을 이뤄냄으로써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를 향해 혁신 공천을 주문했다.
안 의원과의 관계설정을 두고도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방선거 전 입당'을 권유하는 '통합론'이 다수였다면 안 의원이 새정치추진위원회 출범과 함께 창당 준비를 본격화하면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에 다소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문재인 의원도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은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지방선거에서 곧바로 연대가 쉽겠느냐"고 경쟁을 기정사실화했다. 일각에선 '호남에선 경쟁, 수도권ㆍ충청에선 연대'라는 절충론도 나온다.
민주당의 분주한 움직임과 별개로 안 의원은 창당을 위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의 안방인 대구에서 설명회를 갖고 "영남과 호남의 정치 독과점 지역주의를 바꾸는 게 시대의 요구"라고 말했다.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를 앞세워 새누리당, 민주당 등 기성정당과 정면승부 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안 의원은 "권 여사님과 영화 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안 의원의 바쁜 행보와 달리 더딘 창당 작업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현재까지는 안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신당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지만 지방선거에 앞서 새 정치의 내용과 이를 상징하는 인물들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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