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경북 청송여고는 9일 학부모 간담회와 학교 운영위원회를 열고 원점에서 교과서 선정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당초 운영위도 거치지 않은 채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이 학교는 운영위를 열어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송여고 관계자는 8일 "교학사 교과서 채택과 관련, 강종창 학교 운영위원장이 운영위를 열어야 한다고 학교를 찾아와 항의했다"며 "학교 측은 이에 따라 9일 오전 10시30분 학부모 대표가 참여하는 간담회와 9명의 운영위원이 참석하는 운영위를 열어 교과서 채택문제를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운영위의 의견을 적극 수용할 방침이다.
강종창(48) 운영위원장은 "운영위는 자문기관이기 때문에 의결을 할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학교가 교과서 채택을 위해서는 반드시 소집, 개최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교과서 채택과 관련, 어떤 통보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학교를 찾아 항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또 "학부모 대표들이 구두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지 말자'는 의견을 전해왔다"며 "운영위원들도 학부모들과 생각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교학사 교과서는 채택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날 청송여고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5) 할머니와 전교조 경북지부, 농민회 회원 30여명이 항의 방문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역사인식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서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느냐"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박지학(65) 교장은 "외부압력에는 굴복하지 않겠지만 학교 구성원들이 희망하면 교과서 채택문제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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