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병규(40ㆍLG)가 쓴 각종 기록 앞에는 늘 ‘최고령’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최고령 타격왕(0.348)을 차지했고, 사이클링히트도 최고령이었다. 심지어 자유계약선수(FA) 신청과 계약 금액, 골든글러브 수상에도 최고령이라는 말은 빠지지 않았다.
올해도 시즌 개막 얼마 후면 이병규는 또 하나의 대기록을 달성한다. 지난해까지 1,972안타를 친 이병규는 28개만 더 보태면 대망의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한다. 프로야구 역사상 양준혁(2,318개)과 전준호(2,018개), 장성호(2,071개)만 밟은 고지다. 이병규가 네 번째가 되면 이 역시 2008년 만 39세로 달성한 전준호를 넘어선 최고령 기록이다. 하지만 2,000안타만은 최고령보다 더 값어치 있는 수식어가 따로 있다. 바로 최소경기다. 경기 수로만 따지면 앞선 달성자들과 비교할 수 없는 페이스다.
이병규는 지난해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14시즌을 뛰는 동안 통산 1,624경기에서 1,972안타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현재 최소경기(1,803경기) 2,000안타 기록 보유자인 양준혁보다 무려 150경기 이상 단축할 수 있다. 3년 간의 일본 진출(2007~2009년) 공백에도 기간 대비 순도 면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록이다. 1999년 한 시즌 최다안타 2위 기록인 192개를 몰아치는 등 통산 4차례 최다안타왕에 빛나는 이병규이기에 안타 기록에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매스컴과 인터뷰에서 그는 “일본에 가지 않았다면 양준혁 선배의 기록은 물론이고 3,000안타도 자신 있다”고 솔직히 말한 적 있다. 1997년 입단한 이병규는 일본 진출 전인 2006년까지 10년 동안 시즌 평균 143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일본에 가지 않았다면 3년간 143개씩만 보탰어도 이미 양준혁의 기록을 훌쩍 넘어섰을 것이 유력하다.
이병규는 “조금만 참으면 타율을 더 올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타석에 서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하곤 한다. 결국 이런 그의 성향이 최소경기 2,000안타에 다다른 원동력이기도 하다. 볼을 건드려서도 만들어 내는 안타 수는 차곡차곡 쌓여 왔기 때문이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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