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14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저녁 미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의 코스모폴리탄 호텔 첼시홀. 독일 자동차 회사 아우디의 초대를 받은 세계 각국 자동차, 전자 업계 관계자 1,500여 명이 발 디딜 틈 없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이 자리에서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이사회 의장은 '인간과 기계의 교류'라는 주제로 구글,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 중인 무인 주행 자동차와 사상 처음 레이저 빔을 조명으로 활용한 컨셉트카를 소개했다.
아우디 관계자는 "아우디 창사 이래 미국에서 모터쇼가 아닌 오늘 같은 대규모 행사는 처음"이라며 "최근 출시한'뉴 A3'에 업계에서 처음 롱텀에볼루션(LTE)을 장착하는 등 IT전자 기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CES는 이제 전자회사만의 잔치는 아니다. '융복합'이 산업계 전반의 화두가 되면서, 수년 전부터 CES엔 자동차 회사들이 모습을 드러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전시회의 주역이 돼가는 양상이다.
이날 현대차도 CES 부대행사 격인 '펩 컴스 디지털 익스피리언스'에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블루링크 2.0'을 비롯해 구글 글래스로 블루링크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기술 등을 처음 공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모터쇼는 자동차 하드웨어에 초점을 맞춘 행사"라며 "요즘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전자 시스템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와 친환경, 커넥티드카 등 첨단 기술이 더 중요한데 이를 부각시키기에는 모터쇼보다 CES가 제 격"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도 이날 차세대 전기차 전용 텔레매틱스 '유보 EV e서비스(UVO EV eService)'를 처음 공개했다. BMW는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로 전기차 'i3'를 작동시키도록 만들어 이를 소개했고, 포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C-맥스' 의 에너지 지붕에 '프레넬(Fresnel) 렌즈를 사용한 특수 태양광 집광판'을 설치한 C-맥스 솔라 에너지 컨셉트카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번 CES에서 자동차 회사들이 꾸미는 전시 공간은 역대 최대 규모인 1만3,000㎡에 이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만 팔아서는 안 된다는 자동차 회사와 기존 제품으로는 성장에 한계를 느낀 ITㆍ전자회사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미래 융복합 기술의 총아로 꼽히는 자동차를 새로운 신데렐라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이날 현대차, 아우디, 제너럴모터스(GM), 혼다와 손잡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해, 자동차내 정보기기를 제어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열린자동차연합(OAA)' 결성을 선언했다. 구글이 '스마트 카' 시장 진출을 위한 ITㆍ자동차 동맹군이 만들어 진 것인데 이로써 지난해 6월 꾸려진 애플-메르세데스 벤츠-BMW 연합군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라스베이거스=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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