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다. 사람마다 조직마다 한해의 계획이 궤도 위에 오르는 때다. 올해는 청마(靑馬)의 해다. 박력과 도약의 상징인 말이 푸른 희망과 만나는 2014년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날, 큰 기운으로 아침을 여는 말띠들의 다양한 새해 포부를 들어본다.
"환경운동가로서 프로답게 즐기며 일하고 싶어요."
말띠인 권예원(24) 대구경북녹색연합 국제협력담당은 갓 사회에 발을 내디딘 2년차 새내기 시민사회운동가다. 대구경북녹색연합은 녹색생명운동을 통해 생태계를 보존하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순환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모토로 하는 환경단체다. 권씨는 지난해 초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졸업과 동시에 이 길을 택했다. 사회생활의 설렘도 잠시, 그에게 지난 1년은 좌절과 고민의 연속이었다. 헤아리기도 힘든 실수와 실패 등 사회초년병으로서 겪는 혹독한 신고식을 그 또한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권씨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학창시절을 마감하고 사회에 첫 발을 디뎌보니 의욕만 앞섰지 막상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2014년을 맞는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스스로 극복하고 성장해나가지 않으면 자신과의 싸움에서부터 지게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청말띠해인 올해에는 앞만 보고 질주하는 말과 같이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뭐든 적극적으로,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일을 즐겨보고 싶다"고 새해포부를 피력했다.
그의 포부는 바로 대구경북녹색연합 국제협력담당으로서 제 몫을 다하는 것이다. "내년에 제7회 세계물포럼이 대구경북에서 열리는 만큼 외국의 환경단체와 적극적인 정보교환 및 교류를 통해 대구경북녹색연합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환경이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세계적인 문제이므로, 유엔(UN) 산하 환경단체의 보고서 및 세계 유수 단체의 활동상을 상시 모니터링해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지난해부터 대구경북녹색연합 주도로 민ㆍ관 거버넌스 형태로 추진하고 있는 '맑은 문천지 만들기' 운동의 성공을 위해 해외 유사사례의 자료를 수집, 세계물포럼에서 지역의 물관리모델로 제시하는데 힘을 보태는 것이 올해 권씨의 가장 큰 바람이다. 문천지는 경북 경산시 대구대 앞 호수다.
또 대구경북녹색연합이 그간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대구 동구의 에너지절약실천모델, 농촌 폐비닐문제 해결을 위한 성주군의 클린성주모델, 대구 망월지 두꺼비 및 천연기념물 제1호 대구도동측백나무숲 보전활동 등도 세계 환경단체에 두루 홍보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환경문제에 대한 학습과 국제교류를 위한 영어실력을 갈고 닦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자신의 진로에 반대가 많았던 부모님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도 권씨의 또 다른 목표다. 시민사회운동이라는 것이 경제적인 안정과는 거리가 먼 길이니만큼 이를 만류한 것도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그는 "부모님이 반대하시니까 지난 한해는 이 길이 맞는지 가끔씩 혼란스럽고 고민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확신을 갖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한걸음씩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
권씨는 "대구경북녹색연합은 정치적인 중립성을 유지하며 투쟁이 아닌 전문가 그룹과의 연대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시민단체"라며 "유엔 같은 국제기구에서 환경문제 전문가로 활동하는 것이 꿈"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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