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원 상당수가 여전히 업무추진비를 사적 용도로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0~12월 전국 17개 광역의회 중 8개 의회의 업무추진비 이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8개 의회 모두에서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지방 도의회 상임위원장 A씨는 의정활동 협조자 간담회 명목으로 공휴일 및 심야시간(오후 11시 이후)에 자택 인근 주점과 노래방에서 61차례에 걸쳐 382만8,400원의 업무추진비를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 구의회 의원 12명도 의정활동을 한다며 2011년 2월부터 최근까지 개인차량에 2,613만원 상당의 유류를 주입했다.
선심성 격려비나 무분별한 선물 구입비로 빼쓰는 관행도 여전했다. 다른 도의회 상임위원장 B씨는 2012년 4월과 지난해 4월 소속 상임위원 15명에게 20만원 상당의 한우 선물세트를 제공하며 업무추진비로 비용을 충당했다. '지역언론사 주최 콘서트표 배부' '빼빼로 데이 기념 직원 격려' '화이트 데이 기념 직원 격려' 등이 선심성 업무추진비 집행의 대표 사례다.
이 밖에 병원비, 영화관 팝콘 구매 등 의원 개인의 소액결제에도 업무추진비를 쓰면서 지자체 예산과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일이 잦았다.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7월 말까지 광역의회 의원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를 보면 식사비가 67%로 가장 많았고 선물 구입비(17%), 경조사비(6%)가 뒤를 이었다.
권익위는 규정 위반 사실이 확인된 지방의원 44명에 대해 위반사실을 해당 의회에 통보하는 한편, 부당 집행된 업무추진비를 환수 조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해당 지자체에 요구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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