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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디서 봤는데…" 뻔뻔한 새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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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디서 봤는데…" 뻔뻔한 새 예능

입력
2014.01.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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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장면인데…."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주부 박지영(33)씨가 지난 3일 첫 방송한 MBC 예능 프로그램 '4남1녀'를 보고 한 말이다. '4남1녀'는 MBC가 올해 새롭게 제작해 방송한 첫 정규 프로그램으로 김구라, 김민종, 서장훈, 김재원, 이하늬가 시골의 한 가정집을 방문해 4박5일간 함께하는 '관찰 예능'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포맷과 장면들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다. 시골이라는 배경과 그곳의 먹거리로 음식을 만드는 일 그리고 녹록지 않은 농사일이나 시골생활은 이미 방송을 통해 많이 노출된 내용이다.

시골로 여행을 떠나는 건 KBS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6년간 지겹도록 본 아이템이며, 시골에서 연예인들이 서툰 농사를 짓고, 주민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와 KBS '청춘불패'가 만들었던 그림들이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 노출된 적이 거의 없었던 이들(김구라 등) 연예인의 예능·시골 적응기가 한꺼번에 보여지는 것뿐이다. '4남1녀'의 강영선 PD도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는 출연자 각자의 캐릭터가 재미있다는 점"이라며 관찰 예능의 승부수인 '캐릭터 부각'을 강조했다.

'리얼'이라는 이름으로 각자의 캐릭터를 부각해 재미를 추구하는 프로그램은 많다. '직진 순재' 등의 캐릭터를 내세워 큰 인기를 얻은 tvN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를 비롯해 MBC '일밤'의 '아빠!어디가?'와 '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 '우리 결혼했어요',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즐비하다.

MBC는 이번에도 관찰 예능이라는 트렌드에 편승해 쉽게 가는 방법을 찾은 셈이다. 심지어 각종 포털사이트들은 '4남1녀'를 두고 "'아빠!어디가?'의 성인버전"이라는 표현을 심심치 않게 쓰고 있다. 4남1녀의 가상 남매라는 설정을 제외하고는 여행을 떠나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시골생활의 좌충우돌 적응기를 그리는 건 '아빠!어디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KBS도 새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으로 '음악쇼'(가제)를 내놓았다. '개그콘서트'를 연출했던 서수민 PD가 기획을 맡았고, 가수 유희열, 윤종신, 이적 등이 MC로 나서는 음악 토크쇼다. 시청자들과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음악을 들려주는 코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일반 시민들과 이야기하고, 음악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이 또한 유사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방송되고 있는 tvN '팔도 방랑밴드'다. '팔도 방랑밴드'에선 가수 윤종신, 데프콘, 조정치, 뮤지, 승호와 개그우먼 신봉선이 지방을 돌며 시민들과 만나 미니 콘서트를 열고 이야기도 나눈다. 이미 전남 보성을 시작으로 충남 금산, 강원도 횡성 등을 돌며 6회까지 진행했다. 특히 윤종신이 두 프로그램에 모두 출연하면서 '음악쇼'가 참신성에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S는 그간 '꽃보다 할배'가 대대적으로 히트를 하자 표절논란까지 일으키며 '마마도'를 무리하게 편성했다. '꽃보다 할배'가 70세 이상 노년 남자배우들이 떠난 여행을 그렸다면, '마마도'는 60세 이상 여배우들의 여행기를 담고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첫 방송 당시 '아빠!어디가?'와 유사포맷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공영방송이 아무런 고민 없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한 케이블 방송 관계자는 "관찰 예능이나 오디션, 가족 프로그램 등은 케이블 방송과 종편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콘텐츠"라며 "지상파 방송도 트렌드를 쫓기보다는 새로운 콘텐츠를 구축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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