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수들이 의미 있는 행보를 시작했다. 일주일 간의 동행이다.
한화는 15일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다른 구단과 달리 일본에서 줄곧 머물며 올 시즌을 준비한다. 김응용 감독의 생각이다. 선수들의 이동 거리와 시간을 없애고자 이 같은 훈련 스케줄을 짰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타 구단이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1, 2차 전지훈련을 할 때 두 달 가량 일본에만 머물렀다.
한화는 시무식도 없다. 김 감독이 형식적인 절차를 생략하자고 구단에 얘기했다. 대신 출국날인 15일 각자 공항으로 오면 된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 이후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이날 처음으로 새해 인사를 나눈다. 최근 체력 테스트를 실시한 롯데, 강도 높은 체력 테스트를 예고했다가 ‘깜짝 취소’를 발표한 LG와 비교하면 한화는 다소 여유롭다.
하지만 선수들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더 큰 부담감을 안고 있다. 제대로 몸을 만들지 않고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했을 경우,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주장 고동진의 제안으로 6일부터 선수들이 자율 훈련을 하고 있다. 일부는 헬스장 등에서 개인 훈련을 하지만 대부분이 대전 구장으로 출근한다”며 “코칭스태프는 없다. 베테랑이 중심이 돼 다들 알아서 땀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자율 훈련은 출국 전까지 계속된다. 6일부터 약 일주일 간 오전, 오후로 나눠서 쉼 없이 진행된다. 고동진은 젊은 선수들의 ‘임시 코치’를 자청했다. 아침 일찍 야구장에 나와 지난해 입단한 루키, 다른 어린 선수들과 함께 T-배팅, 러닝, 캐치볼 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코칭스태프 없이 자칫 우왕좌왕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동진이 무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베테랑들은 대전구장 인근의 보문산을 탄다. 한화는 이번에 1ㆍ3루 덕아웃 확장, 불펜 이동 등을 위한 대전구장 3차 리모델링 공사를 해 훈련 장소가 여유로운 편이 아니다. 선수단 전체가 모이면 실내, 실외가 북적거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낮 12시 안팎으로 출근하는 베테랑들은 웨이트트레이닝, 러닝 훈련과 함께 보문산을 오르며 땀을 흘리고 있다. 당연히 보문산에서 올 시즌을 위한 마음가짐도 단단히 한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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