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철(56) IBK기업은행 감독은 평소 경기력에 대해 좀처럼 만족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7일 현재 NH농협 2013~14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승점 35(12승3패)로 2위 GS칼텍스(승점 26)에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소 칭찬에 인색했던 이 감독이 모처럼 웃었다. 그는 5일 대전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둔 뒤 처음으로 “이렇게만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6개 구단 중 최강으로 꼽히는 카리나(28)-김희진(23)-박정아(21)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건재함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약점으로 꼽혔던 리시브 라인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보여줬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완벽을 추구하는 이 감독의 불만은 선수들의 경기 리듬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냉정함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 이 감독은 “잘 하다가도 갑자기 오락가락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간다”고 지적했다.
올 시즌 기업은행은 리베로 남지연(31)과 함께 채선아(22)가 리시브를 전담하고 있다. 채선아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신연경(20)이 번갈아 가면서 서브 리시브를 책임진다. 이 감독은 “아직까지 자신감과 ‘내가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부족하다. 더 집중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번 시즌 2연패를 노리는 이 감독은 키 플레이어로 채선아를 꼽았었다. 윤혜숙(흥국생명)이 나간 자리를 메워줄 채선아가 안정감을 찾아야 팀이 전체적으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채선아는 팀 내 서브 리시브 점유율이 55.3%에 달한다. 남지연(21.8%)의 거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아직까지 리시브 성공률이 40.6%로 그리 높진 않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감이 쌓였고, 경기력도 향상되고 있다.
2위 그룹과 승점이 10점 가깝게 차이 나지만 이 감독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이 감독은 “현대건설이 꼬이고 있지만 언제든지 올라올 수 있는 팀이다. 흥국생명도 외국인 선수가 좋고 GS칼텍스는 정지윤의 가세로 안정을 찾았다”면서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고 앞만 보고 갈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