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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궁은 봉건시대 부패의 상징" 시진핑 한마디에 복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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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궁은 봉건시대 부패의 상징" 시진핑 한마디에 복원 중단

입력
2014.01.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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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의 호화궁전인 아방궁 복원 사업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말 한마디로 전면 중단됐다. 총 380억위안(6조7,000억원)이나 들여 봉건 시대의 호화 궁전을 복원하는 것은 시 주석이 강조하는 반부패 근검절약 운동 정신과 맞지 않다는 이유다.

6일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의 신아방궁 건설사업을 보고 받은 뒤 "아방궁은 봉건 시대의 사치 풍조만을 선전할 뿐"이라며 "복원할 만한 문화적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은 현재 전면 중단된 상태로, 사업의 명칭과 규모, 위치 등 전면 수정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시안시와 국유기업 베이징서우촹(北京首創)그룹은 모두 380억위안을 투자해 시안시 서쪽의 아방궁 유적지에 아방궁 문화관광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방궁을 복원하는 신아방궁 국가유적공원 2.3㎢를 비롯, 총 12.5㎢ 규모로 세워질 이 문화관광단지에는 박물관과 공연장, 친환경 호텔과 쇼핑시설 등도 들어설 예정이었다. 아방궁은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진시황이 기원전 212년에 건립하기 시작한 초호화 궁궐이다. 기원전 207년 초나라 항우가 진을 멸망시키면서 불질러 소실됐는데 불길이 3개월 간 꺼지지 않았을 정도로 웅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아방궁은 동서로 500보(650m), 남북으로 50장(115m) 규모의 2층 구조였고, 층계 위에 총 1만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

시 주석이 아방궁 복원을 중단시킨 것은 그의 반부패 청렴운동과 관련된 것이다. 지난해 말 총서기 취임 이후 시 주석은 고급 술 소비와 호화 연회 등을 금지하는 '8항 규정'을 내세워 공무원의 근검절약을 강조해 왔다. 또 관료주의, 형식주의, 향락주의, 사치풍조 등에 대한 이른바 4풍(四風) 척결 운동과, 호랑이(고위부패공무원)와 파리(하위직공무원)를 한꺼번에 때려 잡겠다는 반부패 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아방궁뿐 아니라 지방 정부의 호화판 청사와 각종 과시성 사업도 잇따라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은 시 주석의 아방궁 관련 지시 내용을 각 지방 정부에 통지, 학습할 것으로 지시했다. 국무원도 지난해 7월 지방 정부의 호화 청사 신축과 이전을 앞으로 5년 간 금지한다는 통지문을 내려보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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