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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통불황 넘기 강공… 신세계·현대는 신중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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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통불황 넘기 강공… 신세계·현대는 신중모드

입력
2014.01.0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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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국내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빅3'가 연초부터 엇갈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사 전략은 언뜻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가장 공격적인 곳은 롯데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약 1조2,500억원을 투자해 복합쇼핑몰, 아울렛, 해외백화점 등 모두 8개의 점포를 새로 열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한 해 8개 출점은 1979년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영업을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우선 5월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에 명품관 에비뉴엘 잠실점을 오픈한다. 하반기에는 롯데몰 수원역점, 12월에는 동부산 복합쇼핑몰이 들어선다. 아울렛은 고양, 구리, 광명 등 수도권에만 3개의 점포가 줄줄이 문을 연다. 특히 연말 개장할 광명 아울렛은 세계적 조립가구브랜드인 이케아 1호점과 동반 입점하는 것이어서,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해외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가 현재까지 중국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인 선양(瀋陽) 복합몰 사업이 5월 1차 완료된다. 백화점, 영플라자, 롯데시네마 등 3개 부문이 영업을 시작하고, 2015년에는 롯데마트가, 2016년에는 테마파크가 각각 개장할 예정이다. 9월에는 롯데백화점의 베트남 1호점인 하노이점이 문을 연다.

여전히 불황 터널이 지속되는 상황임에도,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공격적 출점 전략을 짜는 건 매우 드문 케이스. 이와 관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국내외 상황이 어렵다고 성장을 포기할 수 없다"며 강공모드를 직접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에 비해 신세계나 현대백화점은 신중모드다. 확장은 억제하는 대신, 새로운 유통채널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신세계 출점 전략의 핵심키워드는 복합쇼핑몰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업태이기도 하다. 복합쇼핑몰을 전담할 별도법인(신세계프라퍼티)도 발족시켰다. 2016년부터 상반기 하남과 안성, 하반기 대전에 복합쇼핑몰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인천, 의왕, 고양 등 10개의 복합쇼핑몰을 순차적으로 출점 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쇼핑과 식사, 오락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그래서 그 자체가 여가공간이 되는 서구형 복합쇼핑몰이야 말로 미래의 핵심유통채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점포를 내기 보다는, 잘 나가는 기존 전략점포를 확장하는 것도 눈에 띈다. 12월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을 기존보다 2배 가량 확장해 열며, 이에 앞서 상반기중 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과 강남점의 확장 공사에 들어간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10월 김포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열면서 아울렛 사업에 처음으로 뛰어든다. 경인아라뱃길, 올림픽대로, 외곽순환도로, 김포공항, 인천공항과 접근성이 좋아 매년 600만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판교 복합쇼핑몰과 송도 프리미엄아울렛 출점이 예정되어 있다.

이처럼 빅3의 구체적 전략과 속도는 다르지만, 그래도 한가지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백화점도 대형마트도 더 이상 단독 출점은 하나도 없다는 것. 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들고 골목상권 침해논란까지 겹치면서 백화점이나 마트 같은 기존 유통채널은 더 이상 단독으로 새 점포를 내지 않는다. 출점을 하더라도 백화점+대형마트+아울렛+식당+영화관 등이 묶인 복합쇼핑몰 형태가 대세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울렛은 고가 브랜드를 낮은 가격에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경기불황에도 경쟁력이 있고 복합쇼핑몰은 상품과 여가,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보강되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며 "아울렛과 복합쇼핑몰이 미래 주력 채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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