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한빛원전 냉각수 배수로(방수로)에서 게이트 개폐 작동 확인을 위해 잠수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6일 영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0분쯤 전남 영광군 홍농읍 계마리 한빛원전 배수로에서 원전5호기(100만㎾급) 게이트 개폐 작동을 확인하던 한전KPS 소속 잠수사 김모(55)씨가 산소 연결줄이 끊기면서 실종됐다. 오전 9시30분부터 작업에 투입된 김씨의 안전을 물 밖에서 산소 연결줄을 통해 확인하던 보조인력 문모(35)씨는 잠수 40분 만에 김씨의 벨트와 산소마스크가 물 위에 떠오르자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 김씨를 구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함께 실종됐다. 김씨는 전문 경력을 가진 잠수사였지만 문씨는 잠수 경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양경찰과 소방당국에 의해 오전 11시35분쯤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원전 배수로는 냉각수 온배수가 바다에 배출되는 통로로 길이 1㎞, 폭 200∼300m, 수심은 10m에 이른다. 김씨가 개폐 작동 확인을 위해 잠수했던 배수로 게이트는 바닷물이 역류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하며, 초당 50톤의 온배수가 드나든다.
김씨 등은 지난달 12일부터 시행된 원전 예방정비 계획에 따라 작업에 투입됐으며 한빛원전은 오는 19일까지 정비를 마친 뒤 발전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보통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에는 원전 가동을 위한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배수로의 물살이 세지 않지만 이날은 평소보다 물살이 셌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구조 지침과 안전 수칙의 부재로 발생한 사고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빛원전측은 '정비 기간에는 펌프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 외에 현장 안전에 관한 규정과 수칙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보다 물살이 셌던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 등의 산소마스크가 어떤 이유로 벗겨졌는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안전수칙 위반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광=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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