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유명 자산관리사가 유명세를 발판으로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로부터 거액을 유치한 뒤 이를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다. 자산관리사는 명성과 달리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고, 계좌에는 한 푼도 남아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6일 선물옵션 계좌대여사업 등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311명으로부터 115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투자업체 대표 노모(39)씨를 구속했다. 노씨로부터 투자유치수당을 받고 투자자를 모집한 김모(38)씨 등 모집인 22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는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선물옵션계좌대여사업에 500만원 단위로 투자하면 매달 1%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만기시 원금을 확정지급하겠다"며 김모(27)씨 등 311명으로부터 115억원을 모은 뒤 이 중 56억원을 가로챘다.
노씨는 모집인들에게 유치 금액의 0.5%를 매달 수당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 모았다. 초기 15억원 가량은 선물옵션 투자자들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용했으나 나머지 대부분은 주유소나 통신기기판매업 등 개인적인 투자에 사용하거나 앞선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금으로 돌려막기를 했다. 노씨는 투자운용에 실패해 남은 돈은 한 푼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최대 7억5,000만원까지 투자했으며, 일부는 연간 12%의 수익을 올린 뒤 발을 뺐다. 하지만 절반 이상은 재투자를 하거나 '막차'를 타는 바람에 원금까지 모두 날렸다.
노씨는 2009년부터 지역 유력 일간지와 라디오방송 등에 정기적으로 재테크관련 기고를 하고, 소외계층 청소년 돕기 후원결연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명세를 탔다.
경찰 관계자는 "노씨가 자신의 명성과 높은 수익, 투자유치수당을 동원해 거액을 모았으나 결과적으로 수많은 피해자만 양산했다"며 "상식을 벗어난 투자수익률을 제시한다면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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