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초로 3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르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몬테네그로 특급’데얀(34ㆍ장수)이 석별의 정을 전했다.
데얀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고별 기자회견에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6년 동안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 떠나는 게 슬프고 아쉽다”면서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낸 이곳에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데얀은 2008년 서울로 이적하면서 특급 공격수의 명성을 이어갔다. 2011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득점왕에 등극하는 대업을 이뤘고 2007년부터 작년까지 7시즌 동안 230경기에 나와 141골을 터뜨려 개인통산 외국인 선수 최다골 기록을 보유했다. 2012년에는 31골을 터뜨려 김도훈(전 성남)이 보유했던 한 시즌 최다골 기록(28골)도 갈아 치웠다. 이 밖에도 K리그 최단기간 100골, 6시즌 연속 20공격포인트 등 숨은 기록도 많다.
데얀은 가장 기록에 남는 순간에 대해 2010년 어린이날 만원 관중 속에서 성남을 상대로 작성했던 해트트릭을 꼽았다.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보여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날 경기에는 관중이 무려 6만747명이나 운집해 국내 프로 스포츠의 단일경기 최다관중 기록이 수립됐다. 이어 “지난해 전북을 상대로 3시즌 연속 득점왕을 확정했던 경기도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데얀은 한국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프로로서 금전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었다. 절묘한 순간에 좋은 제안을 받았고 서울과 나 모두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합의점을 찾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26일 이적료 400만달러(약 42억원), 연봉 200만달러(약 21억원)의 금액에 장수 세인티(중국)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데얀은 자신이 생각하는 라이벌로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의 이름을 나열했다. 데얀은 “이동국은 골잡이로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자질이 뛰어났고 김신욱은 최근 들어 기량이 두 배는 갑자기 좋아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서울을 상대로 경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며 “만약 맞붙는다면 프로로서 경기에 임하되 세리머니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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