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5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서 정치에 입문한 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안 의원을 도왔고 지난 대선에선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에서 윤 전 장관의 영입이 과연 새정치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 가진 임명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권위주의 리더십이 지배한 1세대 정치를 답습하고 있고, 민주당은 민중주의적 거리 정치인 2세대 정치를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안 의원에게 3세대 정치 시대의 문을 열어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안철수 현상 자체가 역사적 필연이고 새정치가 역사적 요구라면 힘을 보태는 게 도리"라면서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안 의원은 "지금 저희에게는 경륜과 지혜가 중요한데, 윤 전 장관은 정치현장을 두루 경험하고 우리나라에 합리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8월부터 윤 전 장관을 접촉해 삼고초려 끝에 최근 합류 승낙을 받았다. 새정추 관계자는 "기존 영입 인사에 대해 '민주당 출신'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닌 게 사실"이라며 "윤 전 장관의 영입은 개혁 보수로의 외연 확대와 창당에 필요한 정치적 경륜을 보완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책사'라는 닉네임이 붙어 있는 윤 전 장관은 김영삼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정무특보를 지냈고 2004년 총선에선 박근혜 대표를 도와 선대위 부본부장을 맡았다. 윤 전 장관은 2011년 4월 청춘콘서트를 기획하면서 안 의원의 정치적 조언자로서 인연을 맺었지만 그해 10월 안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 선언하는 과정에서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 김여진씨 등 300명쯤 된다"고 말해 관계가 틀어졌다. 그런 뒤 문재인 민주당 후보 선대위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대선을 돕는 등 윤 전 장관은 여야를 수시로 넘나들었다. 이러한 정치 이력 때문에 여야는 이날 "새정치를 상징할 인물은 아니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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