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가 길병원이 신청한 부지 용도변경 신청을 허가키로 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이 병원은 용도변경이 불허되자 병원 신축을 포기한 바 있다.
5일 부천시에 따르면 의료법인 길병원은 최근 원미구 상동 588-4 일대 2만3,400여㎡에 1,000 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신축계획서(총 사업비 5,000억원)를 시에 제출했다. 길병원은 이를 위해 자연녹지로 용적률이 80%에 불과해 650 병상 이상 설치가 어려운 해당 부지를 주거지(용적률 230∼250%)로 용도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근거로 해당 부지를 주거지역으로 변경해 병원 건축을 허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시는 용도변경에 따라 발생할 이익금 일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해당 토지와 건물 용도 변경 방안을 2030 부천도시기본계획에 반영, 경기도의 승인을 받는 대로 시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용도 변경을 허가할 경우 막대한 시세차익이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이익금 회수 방안은 마련하지 않아 특혜시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길병원은 이 땅을 2000년 상동신도시 조성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3.3㎡ 당 80만원씩 총 63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3.3㎡ 당 가격이 무려 4배 이상인 300만~400만원으로 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길병원은 2002년에도 시에 병원 신축계획서를 내고 용적률 상향을 요구하다 거부당하자 포기한 바 있어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 하고 있다.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도 "부천은 인구 만 명 당 병상수가 59개로 광명 19개, 김포 44개, 수원 46개 등 경기도 전체 평균 44개를 훨씬 웃돌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650 병상도 충분한 규모인데 왜 뒤늦게 용도변경을 추진하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천시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의료서비스 확충을 위해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개발이익 환수 등 충분한 논의를 거쳐 허가를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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