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염홍철 대전시장은 올해 시정의지를 담은 사자성어로 유시유종(有始有終)을 선택했다. 주변에서는 민선 5기 시정을 끝까지 잘 마무리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염 시장은 남은 6개월간 대전의 현안해결에 진력하겠다는 의지를 수시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음 선거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났다는 홀가분함인지 주변을 대하는데 여유가 묻어나고 있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염 시장이 무엇보다 올해 시정에서 관심을 두는 분야는 대전시의 사회적 자본 확충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야간 정쟁과 사회적 갈등은 신뢰와 소통, 배려 등 사회적 자본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새해에는 대전을 사회적 자본이 충만한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염 시장은 사회적 자본 확충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벽화 그리기 등 마을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는 등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공무원이나 소위 관변단체가 아닌 주부와 젊은층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며"올해에는 221개 마을에서 300여개 마을로 사업대상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염 시장은 지난해 대전시정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던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방식도 임기내 결정하겠다는 뜻에 변화가 없다는 점도 밝혔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후 1년이 넘게 아직 건설방식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민선 6기로 결정시기를 미루자는 의견도 있지만 논리적인 명분이나 대안도 없이 시간 낭비이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무리하지는 않겠지만 이미 많은 논의와 검토를 거쳐온 만큼 임기내 최적의 방안을 찾아 결정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이 지방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임기내 결정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전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권선택 전 의원이"고가와 노면방식으로 대립하고 있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결정을 민선 6기로 미루자고 주장한 바 있다"고 상기시키며 "고가 방식보다는 1호선 지하철과 연계한 노면방식이 합당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사업도 정상궤도에 진입한 만큼 창조경제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 할 방침이다. "내년 정부예산에 미래부가 요청한 액수보다 341억원이 추가된 3,817억원이 편성됐고 부지매입비도 700억원이 확정됐다"며 "정부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벨트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엑스포 과학공원 재창조사업도 시가 정부에 제안한 안이 그대로 확정돼 사업추진에 탄력이 생겼다"며"2017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3월부터 사업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원도심 활성화 문제도 올해 염 시장이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다만 개발보다는 전통에 문화예술을 접목하는 방법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전을 다녀가는 많은 사람들이 원도심의 역사적인 요소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문화예술, 의료, 교육, 복지 등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오래된 것을 부수고 새로 짓기보다는 기존의 전통적 요소에 새로운 것을 가미해 인간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지난 한해 대전시정이 이룬 성과도 자랑했다. "지난 한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대한민국 발전의 핵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시기였다"고 진단하고 "경기침체로 고생하는 시민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어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한 해 동안 174개 사업에서 4만6,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취업자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만6,000명 증가한 반면 실업자는 1만명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은 정부의 자치단체 평가에서 잇따른 수상으로 이어졌다. 대전시는 지난해 경제, 복지, 문화, 교통, 환경 등 시정 전분야에서 모두 56건의 수상으로 257억원의 인센티브를 확보는 성과를 거두었다.
염 시장은 올 하반기에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그 이후의 삶에 대해 묻자 그는 "퇴임후의 생활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없고,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려 한다"며 "다만 대전시민으로 생활하면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은 분명히 갖고 있으며, 평소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쪽을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면서 살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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