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력단절여성 고용촉진사업인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통해 취업한 여성들의 70%가 1년 이내에 일을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여성 취업률 제고에 힘을 쏟고 있지만 질 높은 일자리가 제공되지 않는 것이다.
5일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20개 새일센터를 통해 2011년 취업, 고용보험에 가입한 7만1,360건 중 고용보험을 1년 이상 유지한 비율은 30.9%(2만2,016건)에 그쳤다. 유지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가 31.5%(2만2,469건)로 가장 많았고, 3개월 이상~6개월 미만은 20.3%(1만4,519건), 6개월 이상~1년 미만은 17.3%(1만2,356건)였다.
이처럼 고용유지 기간이 짧은 이유는 애초부터 새일센터가 당장 취업 실적에 급급해 단기간의 계약직 일자리를 주로 알선하기 때문이다. 2012년 새일센터를 통한 취업자(12만2,610명) 가운데 40% 정도가 1년 미만의 계약직(19.5%), 시간제·일용직(21.7%) 일자리에 취업했다. 임금 수준도 낮아 2011년 취업자(11만7,370명)의 약 절반(48%)은 임금이 100만원 이상~130만원 미만이었고, 29%는 100만원 미만을 받았다.
새일센터 관계자는 “직업훈련교육을 받으면 그 해 취업이 돼야 취업 실적으로 잡히기 때문에 (좋은 일자리가 아니어도) 취업률 높이기에 신경 쓰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매년 취업률을 포함한 20개 항목을 기준으로 새일센터를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구직자에게 적합한 일자리 매칭,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희영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원은 “재취업을 하고도 얼마 안 가 다시 일을 그만두는 경력단절여성들은 대부분 낮은 임금, 열악한 근무환경, 가사 육아 등 집안 사정 때문인 경우가 많다”며 “새일센터가 직업훈련과 일자리 발굴 등 프로그램 전문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공공보육 같은 돌봄서비스를 강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영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경력단절여성들은 비정규직 같은 질 낮은 일자리에 취업해 부당한 대우를 받기 쉽지만 대응기술이 없어 그만둬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새일센터마다 노무사를 배치하는 등 6개월에서 1년 정도 사후관리를 해 고용유지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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