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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엎친데 위안화 절상 덮쳐 '수출 한국' 연초부터 환율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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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엎친데 위안화 절상 덮쳐 '수출 한국' 연초부터 환율 샌드위치

입력
2014.01.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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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일본의 엔저(低), 가속화되는 중국의 위안고(高). 우리나라 수출이 새해 초부터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환율 샌드위치'상황에 놓이게 됐다. 일본과 중국의 환율방향은 반대이지만, 양쪽 모두 한국 경제의 수출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엔저. 3일 원ㆍ엔 환율은 13.87원 상승, 100엔당 1,011.02원을 기록했다. 전날 5년3개월만의 최저치인 996.2원을 기록하며 깨졌던 1,000원선이 겨우 회복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엔저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는 역시 자동차업계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전체 판매량 중 85%가 해외에서 팔렸다. 그만큼 환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같은 아시아 차량이란 점에서 일본 완성차와 경쟁도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일본 도요타 혼다 닛산 등 '3총사'는 전 세계시장에서 엔저를 무기로 총체적 가격공세를 펴고 있어, 현대ㆍ기아차의 해외판매전선은 갈수록 버거워지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원ㆍ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국내 업체들의 자동차 수출은 12%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자, 석유화학 업계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밀려 '전자최강'에서 밀려난 일본의 소니 도시바 등은 엔저를 통해 확보된 가격 경쟁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일본 전자업체들이 텃밭인 동남아 등에서 파격적인 가격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엔저로 인해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위안화 가치의 절상은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1달러당 위안화 중간가격(기준가격)은 6.0969위안. 1년 만에 3% 하락했다.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뜻. 매년 막대한 대미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계속 위안화 절상압력을 받아오고 있다.

경쟁국 통화의 강세는 우리나라 수출엔 호재이기 때문에 언뜻 보면 위안화의 절상은 플러스 요인처럼 여겨진다. 실제로 중국과 경합관계에 있는 플라스틱 비철금속 섬유 등 품목에선 가격경쟁력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중국간 교역구조를 뜯어보면, 위안화 강세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품목 가운데 93% 이상이 원자재와 자본재이고, 이 중 50%가량은 중국에서 조립 및 가공한 뒤 제3국에 수출하는 가공무역이다. 중국시장을 겨냥해 완제품을 파는 것이라면 위안화 절상이 우리나라 수출기업 채산성에 호재가 되겠지만, 제3국 수출을 위해 원료와 부품을 수출하는 것이 대부분인 만큼 사정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부품과 원재료를 파는 입장에선 중국의 수출이 활발하고 경쟁력이 좋아야 함께 이익을 보게 된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 수출기업 경쟁력이 위축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중수출도 함께 위축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철강판, 정밀화학 원료 등 원자재나 자본재의 경우, 위안화 절상은 우리 기업의 원가부담으로 전가될 수도 있다. 또, 디스플레이나 무선통신기기 등 중국에 수출하는 소비재의 가격경쟁력이 개선돼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수출비중이 6%에 불과해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부품을 조달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원가부담은 커진 반면 수출가격경쟁력은 취약해지고 있다.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베트남 인도네시아로 자꾸 이동하는 배경엔 인건비 뿐 아니라 환율요인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이봉걸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한중간 교역구조가 문제다. 이번 기회에 소비재의 수출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려 대중 수출구조를 내수시장 지향형으로 바꿔 위안화 절상의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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