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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광화문 복원에 관급 금강송 제대로 쓰였나… 수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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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광화문 복원에 관급 금강송 제대로 쓰였나… 수사 확대

입력
2014.01.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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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 복구공사에서 도편수(목공분야 총책임자)를 맡았던 신응수(71) 대목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3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신 대목장의 관급 목재 유용 혐의를 포착한 경찰은 그가 참여했던 광화문 복원공사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신 대목장의 서울 강남구 자택과 강원 강릉시 W목재, 광화문 치목장(治木場ㆍ나무 껍질을 벗기고 다듬는 곳) 사무실 등 5곳을 일제히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숭례문 복구에 사용된 목재의 반ㆍ출입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신 대목장은 횡령 혐의로 입건돼 피의자 신분이 됐다.

지난달 숭례문 기둥에 금강송이 아닌 러시아산 소나무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경찰은 문화재청과 시공을 맡은 명헌건설 등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자료 분석결과 문화재청이 신 대목장에게 공급한 금강송 사용내역이 불투명하다고 판단, 압수수색을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2009년 1월 강원 삼척시 준경묘 일대 금강송 군락지에서 지름 45㎝가 넘는 금강송 20그루를 확보, 이 가운데 10그루를 숭례문 복구를 위해 신 대목장에게 공급했다. 이처럼 굵은 대경목(大梗木)은 전통건축에서 기둥이나 들보 같은 골조에 사용된다. 숭례문 복구공사에는 관급 목재로 금강송 이외에 국민이 기증한 소나무 21그루도 포함됐다.

나머지 금강송 10그루는 비슷한 시기 광화문 복원 공사에 공급됐다. 경찰은 이들 목재가 광화문 치목장에서 함께 가공된 사실에 주목, 광화문 관급목재 사용내역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신 대목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부상 목재 사용내역이 명확하지 않아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중요무형문화재 74호인 신 대목장은 경복궁 광화문 수원화성 등 중요 문화재 복원사업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 국내 궁궐 건축분야 최고 권위자다. 숭례문 복구 뒤 기둥 일부가 갈라지고 목재 이음새가 틀어지자 부실공사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신 대목장은 이날 압수수색 현장에서 "20년, 30년 이상 된 국산 소나무가 많은데 숭례문 공사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쓰였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며 "경찰이 부른다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이 숭례문 기둥으로 쓴 목재가 러시아산 소나무인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국립산림과학원 등에 의뢰한 분석결과는 이르면 다음주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숭례문 기둥에서 채취한 샘플의 유전자를 준경묘 금강송과 비교해야 하는데 기둥은 죽은 나무여서 분석이 상당히 복잡하다"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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