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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김한길 덕담 사이 뼈있는 인사말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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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김한길 덕담 사이 뼈있는 인사말 '신경전'

입력
2014.01.0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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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5부 요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3일 열린 청와대 신년 인사회는 박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뼈 있는 인사말을 주고 받으면서 묘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간에 청와대에서 이뤄진 이날 첫 만남은 최근의 정치 상황이 그대로 녹아 들어가 있는 듯 했다.

먼저 인사말에 나선 박 대통령은 "정부가 아무리 바쁜 걸음으로 달려가려고 해도 국회든 지방자치단체든 어느 한 곳이라도 속도를 늦추거나 멈춰버리면 모두가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운을 뗐다. 민주당을 꼭 집어서 말한 것은 아니지만 민생을 위한 정부 정책에 발목을 잡지 말라는 야권을 향한 간접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5부요인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에 이어 인사말에 나선 김 대표도 "돌아보면 2013년 한 해는 여러 가지로 힘든 한 해였다.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으로 민주주의가 상처받고 사회·경제적 양극화 심화로 민생이 고단했다"며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김 대표는 종이에 직접 써서 준비한 인사말을 읽어 내려갔고 이에 박 대통령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대표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거론하며 "여권에서도 확정을 지어달라"고 했을 때 박 대통령은 황 대표에게 "잘 해보세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인사말에서 "지금 갈등도 많고 분열도 많은데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통합이 이뤄지면서 그 바탕에서 튼튼한 안보 그리고 경제 결국은 국민행복으로 연결됐으면 한다"면서 통합과 소통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에 도착한 김 대표를 맞이한 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김 실장이 "귀한 걸음을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환영하자 김 대표는"별 말씀을…, 고맙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첫 청와대 방문에 대해 "내가 처음 오고 그러는 게 화제가 돼서는 안 된다. 내가 오는 게 뭐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말해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신년 인사회에는 강창희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정홍원 국무총리,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각부 장관 등이 함께 했다. 건배사에 나선 강 의장은 최근 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소개하면서 "금년에는 모두가 다 말수를 좀 줄여서 말이 피곤하지 않도록 해주고, 예쁘게 말하고 품위 있게 말해서 말이 웃을 수 있도록 해주고, 막말하지 않아서 말을 즐겁게 살 수 있길 바라겠다"고 해 좌중이 파안대소했다. 한편 이날 신년 인사회는 1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이중 45분간 박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의 덕담이 주로 오고 갔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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