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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예술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흥행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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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예술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흥행 이유는

입력
2014.01.0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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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1만명. 예술영화의 흥행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잣대다. 2만명이 넘으면 대박이라는 수식이 종종 따른다. 그런 예술영화시장에서 5만 관객을 넘은 영화가 나왔다. 한달 넘는 장기 상영으로 얻은 결과가 아니다. 개봉(12월 19일) 14일 만에 거둔 성과다. 일본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얘기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흥행세가 무섭다. 지난 1일 5만 관객을 넘어섰고, 2일까지 5만5,960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이 관람했다. 개봉 한 달 만에 10만 관객도 넘볼 태세다. 예술영화 10만 관객은 상업영화 1,000만명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예술영화시장의 '변호인'인 셈이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병원에서 아들이 뒤바뀐 사실을 6년 뒤에 알게 된 두 가족의 기구한 사연을 밑그림 삼는다. 너무나 다른 생활 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급작스레 친부모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갈등이 스크린 곳곳에 배치됐다. 가족은 핏줄이 아닌 시간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을 잔잔한 전개로 보여주면서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개봉일(19일)부터 2일까지 다양성영화(독립영화 예술영화 등을 가리키는 영화계 용어) 일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흥행은 개봉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 영화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2004년 '아무도 모른다'로 14세 소년 야기라 유야에게 칸국제영화제 최연소 최우수남자배우상을 안긴 일본 예술영화의 간판이다. 한국에서 단단한 지지층을 지닌, 몇 안 되는 일본 영화인이기도 하다. 그의 예전 작품들은 한국에서 대박이라 할 수 없어도 나쁘지 않은 흥행 성적표를 받았다. 2009년 개봉한 '걸어도 걸어도'가 1만7,495명을, 2010년 극장가를 찾은 '공기인형'이 1만2,703명을 각각 모았다.

2011년 개봉한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4만1,557명이 봤다. 예술영화계에선 '기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고레에다 감독의 몸값도 급격히 뛰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첫 공개됐을 때 국내 업체들의 수입 경쟁이 뜨거웠다. 일본 영화사가 깐깐하게 수입업자의 면접까지 본다는 풍문이 돌 정도였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뒤 국내 흥행 전망은 한층 밝아졌다.

그래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흥행 질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의 흥행 기록까지 넘어설지에 대해선 비관적인 입장도 적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단번에 5만 관객을 돌파하며 고레에다 감독은 국내 예술영화시장의 확실한 '블루칩'이 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영화의 수입사인 티캐스트의 박지예 극장영화사업팀장은 "전체 관람가라 관객 연령층이 다양하다. 연말연시에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룬 가족영화라 그런지 직장인 아저씨들도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극장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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