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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넘어 인문·사회·문화적 과제로 다가온 '기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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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넘어 인문·사회·문화적 과제로 다가온 '기후 변화'

입력
2014.01.0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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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온난화 현상을 관측ㆍ분석하고 기후변화의 여파를 예측하는 문제에 있어 인문학자들은 면책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후변화 연구가 오랫동안 자연과학자들의 전문영역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엮은 인문학자들은 "사회학과 정신과학, 문화학의 책임이 크다"고 자책한다. 기후변화가 가져올 어마어마한 도전을 극복하는 것은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사회ㆍ문화적 과제라는 것이 이들의 인식이다.

자연과학자에게만 떠넘기기에 환경문제는 지구적인 문제가 됐고 복잡해졌다. 환경 오염으로 인한 현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사회변화를 예측하려면 인문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환경문제도 이미 50년 이상된 원인 때문에 생겨난 것인데, 그 당시엔 자연과학자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엮은이들은 인문학이 어떻게 기후변화에 답해야 할지 고민하며 사회학자, 과학철학자, 경제학자, 도시사회학자, 소설가, 교육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에게 글을 받았다.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기후변화를 사회적 불평등의 권력역학 및 갈등역학과 관련해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후변화는 불평등을 심화하지만 동시에 빈부를 막론하고 세계인들의 삶을 위협한다. 그렇기에 전 지구적인 위험은 민족국가적인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선진국과 저개발국이 협력하도록 '세계주의적 명령'을 내린다.

정치학과 교수인 디르크 메스너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국제정치 변화와 같은 맥락에 놓고 고찰한다. 메스너는 구시대적인 국제정치에 대한 고집은 결국 지구적인 무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닥치기 전에 지구적 위기관리를 위해 정치와 경제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적 주택 및 주거 제도를 위한 개발지원자금기구의 독일 지부장인 베르너 빌켄스는 기후 변화에 대한 문화적 반응이 굳이 새로운 행동 유형으로 나타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인류는 산업화 이전, 그러니까 자연에 경외심으로 대했고 힘들게 얻은 자원들의 귀중함을 알았던 그 시대에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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