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대중서 분야에서 활발한 글쓰기를 이어오고 있는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2002년부터 3년 여 동안 매일 아침 한 수씩 적고 그 감상을 함께 남겨뒀던 습관이 이 책으로 결실을 보았다.
정 교수가 사랑했던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우리 칠언절구 300수와 그 행간에 담긴 조상의 감성이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담겼다. 날카로운 문학적 감수성을 지닌 인문학자가 시와 멀어진 시대, 인간다움을 점차 잃어가는 세상에 던지는 일곱 자의 울림이 오래 남는다. 원문에는 독음을 달아 독자들이 찾아보기 쉽게 했으며 우리말로 번역한 시는 3ㆍ4조의 리듬을 타고 읽히도록 해 한시가 주는 부담감이 적다. 부록에서 시인의 생애에 대해 간략히 서술했다. 삼백수로 한정한 것은 300편으로 이뤄진 의 의미를 따르려 함이다. 동양 문화권에서 300수는 최고의 걸작만 망라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책에는 사랑, 존재와 자연, 달관과 탄식, 풍자와 해학 등 인간이 품을 수 있는 모든 감성과 생각이 녹아있다. 김영사 발행ㆍ660쪽ㆍ1만9,800원.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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