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LG하우시스는 TV홈쇼핑사인 GS샵을 통해 층간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바닥재인 '소리잠'을 판매했다. 건축자재 중 하나인 바닥재를 홈쇼핑에서 판매한 것은 처음이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60분의 방송 시간 동안 총 1,248건, 18억7,000만원 상당의 예약 주문이 접수됐다.
작년 10월 KCC는 국내의 한 건축자재 전시회에서 52억 원의 계약 실적을 달성했다. KCC가 전시회에 참가한 개인 고객들에게 판매한 것은 주택 리모델링에 필요한 인테리어 자재. KCC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위한 다양한 인테리어 자재들을 패키지로 묶었는데 인기가 좋았다"며 "인테리어 업체를 거치지 않고 저렴하게 한 번의 실측으로 원스탑 시공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성공 비결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창호나 바닥재 등을 만드는 건자재 회사들이 소비자와 직접 거래(B2C)하는 유통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건자재 기업들은 건물을 새로 지을 때 건설사들과의 거래(B2B)가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지만, 건설 시장 침체가 이어지자 B2C 거래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건자재 1위 업체인 LG하우시스는 작년 6월 업계 최초로 옥션, 11번가 등 온라인쇼핑몰에서 '하이플러스 발코니창' 판매를 시작했다. 또 2012년 말 처음으로 홈쇼핑 채널에 진출한 후 꾸준히 판매 제품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11년 3월 1호점을 연 창호전문매장 '지인 윈도우플러스' 는 현재 매장을 150개까지 늘린 상태다.
가구회사에서 건자재 기업으로 변신 중인 한샘 역시 인테리어 가구 직영대리점인 '아이케이(IK)'를 대형화하고 직매장 상담을 강화하는 등 B2C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런 까닭에 건자재 업계는 지난 해 부동산 침체에도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LG하우시스는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053억 원으로 2012년 한 해 영업이익(566억원)의 두 배에 육박했다. 한샘 역시 작년 3분기 누적(1월~9월) 영업이익이 544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3% 늘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B2B 매출에 치중해 온 창호업체 이건창호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건설경기 침체로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26억원에 달하자 직영 매장 수를 확대하는 등 소비자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신규 주택을 구매하기보다는 인테리어를 바꿔 쓰는 리모델링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며 "현재 B2C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정도인데 머지 않아 B2B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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