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순경이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폭도'로 몰아붙이는 글을 극우성향의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사실이 확인돼 경찰이 감사에 나섰다.
문제의 글은 민주노총의 총파업 집회가 열렸던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7시쯤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경찰게이다'라는 제목으로 게시됐다. "어제 당직하고 오늘 퇴근 못하고 아침부터 동원됐다. 휴가 전부 취소다. 폭도와의 전쟁 얼른 마치고 집에 가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제목의 '게이'는 일베에서 주로 활동하는 사람을 칭하는 '게시판이용자'의 준말이다. 경찰 마크가 달린 모자 위로 일베 회원임을 나타내는 손가락 모양을 하고 찍은 사진도 글에 첨부됐다.
이 게시물은 다수의 추천을 받으며 다른 인터넷 사이트로 옮겨졌으나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자신을 '경찰게이'라고 지칭한 이 게시자는 용산경찰서 소속 정모(31) 순경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용산서는 감사에 착수했다.
정 순경은 일베에 글을 쓴 사실은 인정했지만 30분만에 글을 지웠고, '폭도'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서 청문감사실 관계자는 "본인에게 전화로 확인했으나 '쉬는 날이었는데도 동원돼 집에 빨리 가고 싶다'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며 "감사를 벌여 진상을 파악한 뒤 부적절한 표현을 쓴 사실이 확인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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