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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일본, 야스쿠니 대체시설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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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일본, 야스쿠니 대체시설 만들어라"

입력
2014.01.0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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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진심으로 과거사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려면 일본 지도자들이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하는 대신 다른 추도시설에 참배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야스쿠니 대체 시설 건립은 일본내에서도 지지 여론이 높은 편이고 지난 민주당 정권은 선거 공약으로까지 제시했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데이비드 필링 아시아 담당 편집장은 1일 '아베 신조 총리가 사과할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은 야스쿠니를 피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필링 편집장은 2차대전 때 국외에서 사망한 무명 군인과 민간인의 유골이 안치된 도쿄 치도리카후치 전몰자 묘원을 대안으로 거론했다. 그는 "총리들이 야스쿠니 대신 치도리카후치 묘원을 방문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을 달래기는 불충분하겠지만 최소한 일종의 진정성은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류샤오밍(劉曉明) 영국 주재 중국 대사도 이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침략의 과거를 마주하지 않으려는 일본의 태도는 세계 평화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며 아베 총리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주북한 대사를 지낸 류 대사는 특히 야스쿠니 신사를 둘러싼 일본의 행태를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왕 '볼드모트' 캐릭터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볼드모트는 자신의 영혼을 나누어 놓은 7개의 물건, 즉 '호크룩스'가 파괴돼 죽는다며 "군국주의가 일본에 유령처럼 출몰하는 볼드모트라면 야스쿠니 신사는 영혼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대표하는 일종의 호크룩스"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아베 총리는 일본을 위험한 길로 이끌고 있다"며 경계를 촉구했다.

이 방안은 실제로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는 물론 일본내에서도 자민당을 제외하고는 환영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을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치도리카후치 전몰자 묘원에 헌화한 것이 그런 시각을 잘 보여준다.

최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직후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한 간부는 "누구나 참배할 수 있는 추도시설을 건설하는 것이 해결책의 하나이며 우리는 이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야당인 민주당 간사장도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외국 정상이 모두 위령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새 추도 시설 건립은 자민당 정권 시절이던 2002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당시 관방장관 자문기구가 '민간인이나 외국인을 추도대상에 포함해 정교(政敎)분리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 비종교시설을 만들자'는 보고서를 제출해 논의된 적도 있으나 당내 반대 의견이 많아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자민당 내에서도 고가 마코토(古賀誠) 전 간사장 같은 사람은 "이번 기회에 총리의 참배가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A급 전범 분사나 대체시설 건립 여론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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