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은 끝났지만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주장하며 지도위원단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강경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권영길 단병호 이수호 등 전직 위원장들과 노동계 원로 등 10명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지도위원단은 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권에 맞선 총력투쟁을 시작한다"며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을 밝혔다. 전직 위원장들이 집단으로 단식농성에 들어간 것은 1995년 민주노총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 달 23일 경찰의 민주노총 사무실 강제 진입이 직접적 이유다. 권영길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은 "민주노총을 군화발로 유린한 사상 초유의 만행에 대해 우리는 반드시, 끝까지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승철 위원장은 "9일 총파업을 결연히 수행하고 25일 국민총파업을 일궈낼 것"이라고 말했다.
단식농성은 표면적으로 민주노총 사무실 진입에 관한 문제제기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장기간 파업으로 소진된 투쟁 동력을 북돋우고 철도노조 지도부 징계와 사법처리를 최소화하기 위한 압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임금 시간제일자리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노정 간 대화 단절을 우려하고 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노동계가 노정 갈등을 이유로 현안을 도외시할 경우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노동시장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데 아무 역할도 못할 수 있다"며 "정부와 싸울 때 싸우더라도 챙겨야 할 노동 이슈에 관해 정책을 개발하고 사회적, 직종별 논의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노조 수색차량지부, 서울차량지부, 서울경기지부 소속 노조원 200여명은 개별면담 거부로 2일까지 무단결근 처리돼 노조가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수색차량지부 소속 한 노조원은 "굳이 개별면담 후 제출한 복귀서만 인정하겠다는 것은 현장투쟁의 씨를 말리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노조원 개인 의사로 복귀한 것인지 여부와 복귀시간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해명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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