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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월 3일] 새해 첫 선물

입력
2014.01.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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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도 바로 위의 형으로부터 반가운 연락이 왔다. 그는 대학 졸업한 이후부터 국가 산하의 공단에 근무하고 있는데 성실하게 근무한 끝에 새해 1월 1일부로 승진을 했고 그와 함께 서울 본부에 근무하라는 인사명령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에는 상부의 인사 명령에 의거 춘천과 대전, 울산, 청주 등 지역본부를 전전했다. 그런데 이제 처음으로 서울 본사로 발령이 난 것이다. 사실 그와 나는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말 그대로 생이별을 하고 말았다. 각자 다른 대학으로 진학한 이후, 군대로, 취업으로 그리고 결혼 등으로 이어지면서 다시는 한 집에서 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가 전화를 해서 하는 말이 서울에 발령이 났는데, 당장 숙식할 곳이 없으니 자기 몸을 우리 집에 좀 의탁하면 안 되겠냐는 것이었다. 나는 생각이고 뭐고 할 것 없이 바로 그러라고 했다. 그는 이제 열흘 후부터는 우리 집에 머물게 된다. 마침 우리 집 1층이 비어 있어 우리 쪽 사정도 곤란할 게 전혀 없다. 이게 얼마 만에 같은 집에서 살게 되는 것인가. 같은 가지에 나고서도 떨어질 때는 모두가 시간 차를 두는 나뭇잎처럼 같은 피를 나눈 형제라도 부모 품을 벗어나 헤어지고 나면 다시 한집에서 사는 게 쉽지 않은 현실에서 이런 우연이 일어났으니 나는 이를 단연코 갑오년 새해가 내게 내려준 첫 번째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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