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최고의 공격수인 문성민(28ㆍ현대캐피탈)이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하며 기지개를 펴고 있다. 지난 6월 일본과의 월드리그 경기 중 백어택을 하고 내려 오다 왼쪽 십자 인대를 다치는 큰 부상을 입었던 문성민은 지난달 29일 러시앤캐시와의 경기에서 약 6개월 만에 코트에 들어섰다. 1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는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며 팀의 6연승에 힘을 보탰다.
탄력 넘치는 스파이크와 화려한 세리머니는 그대로였지만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지난 시즌 경기 당 평균 18득점을 뽑아냈던 문성민이 연착륙하기 위해선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를 떨쳐내야 한다. 이현삼 배구대표팀 주치의는 이에 대해 “큰 부상을 당했을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disorder PTSD)를 겪을 수도 있다”며 “신체적인 것보다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문성민은 대한항공전에서 백어택을 하고 내려올 때 조금씩 주춤하는 모습이 보이곤 했다.
문성민의 플레이를 지켜본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의 지적도 비슷했다. 김 감독은 “연습 때는 80~90%인데 시합 때는 아직까지 본인이 긴장하고 겁을 내는 것 같다”며 “공격 후 착지에서나 수비에서 아직까지 겁을 내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솔직히 이전에 부상 당했던 것이 가끔 생각나긴 하지만 지금은 거의 (생각)안 하려고 한다”면서“훈련할 때도 일부러 백어택 훈련을 더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김호철 감독이 2년 만에 돌아왔고 최고 용병 리버맨 아가메즈에 국가대표 리베로 여오현까지 FA로 데려온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우승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가메즈가 충분히 제 몫을 해주곤 있지만 국내에서 처음 뛰고 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아가메즈의 공격 점유율이 57.6%에 달하는 현대캐피탈로서는 문성민이 어느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가 매우 중요하다.
2위 현대캐피탈(승점 32ㆍ11승4패)은 5일 대전에서 라이벌이자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승점 33ㆍ12승3패)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 1승1패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는 두 팀이지만 최근 분위기는 현대캐피탈이 좀 더 나은 편이다. 문성민은 “그 동안 밖에서 지켜 보면서 몸이 근질근질 했다”면서 “우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코트에서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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