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맞춤형 복지 등 민생 경제 초점/반값등록금 추가 지원 및 보육예산 국고보조율 늘려/정치개입 논란 빚은 국정원 군 사이버사령부 삭감/지역구 예산 챙기기 구태는 여전
1일 통과된 새해 예산안을 보면 여야가 일자리 창출 및 맞춤형 복지 분야의 예산을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정부안을 손질하며 민생과 경제에 초점을 맞춘 흔적이 역력하다. 창조경제 및 4대악 근절 등 이른바 ‘박근혜표’ 예산은 별다른 손질 없이 반영됐지만 일반 지방행정 및 국방ㆍ교육 예산은 다소 줄어들었다.
우선 복지예산이 당초 정부안에 비해 큰 폭으로 인상됐다. 쟁점이던 보육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은 5%포인트 인상됐고, 이에 따라 보육료 예산이 당초 3조 765억원에서 3조 3,292억원으로, 양육수당 예산은 1조 1,209억원에서 1조 2,153억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 등록금 실현 사업 예산도 3조 3,075억원에서 1,500억원이 늘어나 30만명이 추가로 혜택을 보게 됐다.
또 국공립 어린이집 50개를 추가 확충하는 데 110억원이 증액됐고, 직장 어린이집 지원에도 138억원이 신규 책정됐다. 0~2세 보육교수 수당은 월 3만원 인상됐고, 여기에 304억원이 추가됐다. 초등돌봄교실 시설비(국비 지원 70%로 확대)는 1,008억원을 늘려 지방교육재정 부담을 완화했다. 이 밖에도 경로당 냉난방비 및 양곡비 지원에는 293억원이 증액됐다.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및 일자리 지원사업으로 창조경제타운 기반 조성(71억원) 및 실습 체험공간인 무한상상실 개선 운용(20억원), 스마트 벤처창업학교 확대(135억원) 등의 예산이 고루 반영됐다.
반면 정치개입 논란을 빚었던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특수활동비 및 국가보훈처 예산은 감액되면서 견제를 받았다. 새마을운동 예산과 4대강 사업 등에서도 감액이 이뤄졌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의식한 철도나 도로건설 등 이른바 선거용 선심 예산을 곳곳에 끼워 넣은 점은 여전한 구태로 지적됐다.
정부는 당초 23조3,000억원 규모의 SOC 지출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 전년 대비 1조원 가량을 축소한 규모다. 그러나 국회 예결위를 통과한 지출 예산은 23조7,274억원으로 4,274억원이 늘었다. 국회 관계자는 “SOC 지출 규모가 늘어난 것은 여야 공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에 도로와 철도 건설을 앞다퉈 유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도 눈에 띈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의 상개 매암 혼잡도로 개선 사업에는 36억원이 책정됐다.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의 지역구인 경기 양주 동두천에는 동두천-연천 복선전철 사업 예산 50억원 상당이 떨어졌다. 예결위와 국토위 소속 의원들도 알짜 상임위를 십분 활용해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새누리당 예결위 간사였던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의 경우 안동 임란호국역사 기념공원 조성에 20억원을 챙겼고, 안동 민속촌 한자마을 관련해서는 10억원을 배정받았다. 민주당 소속 국토교통위 주승용 위원장(전남 여수)도 광주-완도 고속도로 설계 사업(100억원)을 따냈다. 이 밖에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사업지원에 40억원이 새로 증액된 것도 눈길을 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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