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어체의 특징 중 하나는 과감한 생략이다. 문장 구성 요소를 모두 갖추지 않아도 의사 소통에 지장이 없다면 쌍방이 약속한 것처럼 생략이 용인된다. 어떤 때는 이런 생략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들린다. ‘How are you doing?’라는 인사에 ‘I am fine, thank you, and you?’처럼 교과서를 낭독하듯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Great, and you?’라고 인사하는 사람이 full sentence로 답하는 사람보다 많다.
이 인사에 대한 실제 답변을 나열해 보면 ‘잘 지내고 있다’는 의미는 같은데, 각각 표현도 생략 범위도 다르다. 따라서 (I’m) Fine. (I’m) Keeping cool. (I’m) Great. (It) Couldn’t be better. (I) can’t complain. 모두 가능하고 괄호 안은 생략 가능하다. 좀더 다양한 응답 사례를 보자. (I’ve been) keeping (myself) busy. (I’ve been) Getting by. (It’s) Fair to middling. (I’ve) Plugging along. (It) Could be worse/better. (It’s) Same as always/usual. (It’s) Not (so/too) good. None (is) too good/well. 모두들 비슷한 내용인데, 괄호 안은 상황에 따라 과감히 생략하거나 줄여 말할 수 있다. 무례하거나 경박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 없다. 구어체는 비문법적이거나 아무렇거나 말하는 게 아니고, 생략과 수정 줄임형 자체가 특징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일상 대화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생략과 줄임이 오히려 구어체답게 들린다. 가령 (1)A: Mary, we won’t discuss that here. B: Why not? Is that confidential?을 보자. 여기서 ‘Why not?’은 본래 ‘Why can’t we discuss that?’의 뜻이지만, 이렇게 장황하게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2)A: Have you been interviewed yet? B: I have. I’m just waiting for the result. 이 문장에서의 ‘I have’는 ‘I have been interviewed’의 줄임형인데, 대화체의 성격에 더 잘 어울린다. (3)A: I’m thinking of borrowing money from Jim. B: It’s just that you’d rather not. 여기서의 ‘You’d rather not’은 ‘You’d rather not borrow money’를 줄여 말한 것이다. 생략과 줄임이야말로 구어체의 약속이고 스타일이며, 이러한 묵계는 구어체의 규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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