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족갈등으로 대규모 유혈사태를 벌여온 남수단 정부군과 반군이 휴전 협상을 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양측간 교전이 계속되고 있어 실질적인 휴전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양측을 중재해 오던 아프리카정부간개발기구(IGAD)는 31일(현지시간)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이 교전 중단에 합의하고, 휴전을 시행하고 감독할 협상 대표를 임명하기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전 중단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이번 합의로 남수단 사태가 평화롭게 해결될 가능성이 처음 열렸다. 남수단 내전 사태는 지난달 15일 수도 주바에서 양측의 교전으로 촉발됐다. 현재까지 최소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12만 여명이 피난을 떠났다. IGAD는 휴전 협상을 “평화로운 해결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IGAD는 앞서 27일 “남수단 내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겠다”며 양측에 대화를 촉구했다. IGAD는 남수단 등 동아프리카 8개국이 협력해 가뭄, 기아, 생태계 파괴, 경제난 등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창설한 기구다. 협상 개시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합의를 환영한다”며 “양측이 즉각 적대 행위를 중지하길 촉구한다”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양측은 이날도 교전을 계속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반군은 이날 “석유자원이 풍부한 전략적 요충지인 보르시를 대부분 탈환했다”고 주장했고, 정부 측은 “아직 교전이 진행 중”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반군 측 마차르 전 부통령은 정부 측 키르 대통령과 회동을 거부하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대표단을 보냈다. 그는 “교전 중단은 아디스아바바로 간 협상단이 협의해야 할 일”이라며 “최종 합의 전까지 수도 주바를 향해 계속 진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양측이 언제 휴전 회담을 시작할 지 불투명하다. 애초에 IGAD가 휴전 협상 개시 시한으로 요구한 31일은 이미 넘어섰다. 힐드 존슨 유엔 특별대표는 “남수단 정부와 반군 양측이 2일쯤 대화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확신하지 못했다.
또 회담을 시작한다고 해도 실제 교전을 중단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양측은 휴전을 감독하기 위한 방법에 합의해야 하는데, 키르 대통령이 반군 측 마차르와의 권력 공유를 배제하고 있어 회담은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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